`산악회 계급서열`, 저렴한 등산복 입으면 불가촉천민? [아웃도어 논란⑨]
입력 2013. 11.18. 13:48:47

[매경닷컴 MK패션 박시은 기자] 좀처럼 식을 줄 모르는 등산 열풍으로 아웃도어 룩이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여가생활이 아닌 비즈니스나 산악회 모임, 데이트 코스 등을 이유로 산을 찾는 경우가 많아 등산복 브랜드와 디자인에 소비자들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특히 모임에서 단체로 산에 오를 경우 회원 또는 동료 간 등산복 경쟁 수위가 높아진다. 패션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들조차 고가의 아웃도어 브랜드를 줄줄이 꿰고 있었으며, 그만큼 브랜드 쏠림 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났다.
실제로 산악회에서 정기적으로 등산을 간다는 60대 여성 김 모 씨는 등산복 브랜드에 따라 암묵적으로 계급이 나뉜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저렴한 브랜드나 구형 디자인의 등산복을 입고 오면 알게 모르게 홀대를 받는 게 사실”이라며 “고가의 등산복을 착용하는 게 자식들의 능력과 현재 자신의 위치를 보여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무리해서라도 고가의 제품을 구매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남성의 경우 등산장비와 등산복에 내재된 기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었다.
사업차 형성된 등산 동호회에 소속된 50대 남성 최 모 씨는 “회원끼리 고가의 등산장비나 점퍼에 대한 브랜드 경쟁이 치열하다”며 “이왕이면 비싸더라도 다양한 기능을 선보일 수 있는 전문 산악인용을 구매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사교모임에서 산에 오르는 경우 사회적 능력이 아닌, 아웃도어 브랜드에 따라 보여 지는 계급이 정해지고 있다. 특히 불필요한 기능과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보여주기 식으로 등산복을 선택하는 잘못된 소비습관으로 인해, 브랜드들만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과대광고로 신상품을 홍보하는 기업의 마케팅 방식이 사치를 조장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등산 열풍에 따라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아웃도어 브랜드로 시장은 이미 포화상이며, 그에 따른 부작용이 속출되고 있다.
개인의 욕심과 기업의 이기심으로 얼룩져 과시의 장으로 변질돼버린 등산문화가 안타까울 따름이다.
[매경닷컴 MK패션 박시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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