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아름다움이 미래의 추함이다 [명언에서 찾은 아름다움②]
입력 2013. 11.18. 14:18:28
[매경닷컴 MK패션 조혜원 기자] 지난 5월 미국 피플지에서 뽑은 ‘2013년 가장 아름다운 여성’에 기네스 펠트로가 선정됐다. 기네스 펠트로는 늘 아름다움의 대명사로 여겨지는 여배우인데 이러한 그녀가 유일하게 아름답지 못하다고 평가받았던 것이 영화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에서다.
이 영화 속에서 기네스 펠트로는 라텍스 옷을 입고 뚱뚱한 여자로 변신했다. 그녀는 이에 대해 한 인터뷰에서 “라텍스 옷을 입었을 때 기분이 묘했다. 거울을 보면서 웃다가 감정이 북받쳤다. 분장을 하고 호텔 로비로 내려가면 아무도 나를 쳐다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늘 말랐던 기네스 펠트로는 몸매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고 아름다움에 대해 의미있는 말을 남겼다.

“우리 사회에서는 보디 이미지가 아주 중요하다. 사람들은 여자의 몸무게가 일정 기준을 넘으면 욕망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현재의 멋진 체형이 병자로 느껴지던 시대도 있었다. 나는 늘 마른 편이었지만 다음 시대에 태어나면 너무 말랐다고 남자들이 거들떠 보지 않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역사적으로 미인의 기준은 변화무쌍하다. 고대에는 선이 둥글고 요즘에는 뚱뚱하다고 할 정도의 풍만한 몸매를 미인으로 생각했다. 이 시대에 묘사된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 또한 모두 풍만하게 표현됐다. 르네상스 시대의 미인의 조건도 팔과 허벅지는 살이 쪄야 한다고 기록돼 있으며, 중세 말에 제작된 한스 멤링의 ‘밧세바’를 보면 아름다운 용모로 소문난 밧세바의 모습이 현재 기준에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19세기로 넘어오면서 가슴과 엉덩이는 풍만하고 허리는 잘록한 모래시계형 몸매가 인기를 끌었다. 20세기 초반에는 밋밋한 마른 체형이 유행했으며 이후로 10~30년 주기로 마른 몸매, 모래시계형 몸매가 돌아가며 유행을 하다 1990년대 후반부터 아이처럼 앙상하게 마른 몸에 환호하게 됐다.
이렇듯 역사 속 미인의 기준을 살펴보면 그 변화가 매우 다채로운 것을 볼 수 있다. 아름다움의 기준은 ‘절대적’이 아니라 ‘상대적’이라는 것이다.
현대 여성들은 중국의 전족을 생각해 봐야 한다. 가녀린 몸매의 유행으로 손바닥 위에서도 춤을 출 수 있도록 발의 성장을 억제했던 전족은 지금은 악습으로 남았으며, 흉한 외모로 평가된다.
지금의 뾰족한 턱, 큰 눈, 큰 가슴의 트렌드 역시 마찬가지로 10년, 20년 뒤 어떻게 평가받을지 모른다. 실제로 불과 10년 전 쌍꺼풀이나 코 트렌드는 지금의 것과 매우 달라서 당시 트렌드에 맞춰 성형 수술을 한 사람은 사뭇 촌스러워 보이기도 한다.
잠시 머무는아름다움의 기준에 우후죽순 남들과 똑같이 성형을 하는 것, 1년 내내 다이어트를 하고 심지어는 거식증에 걸려 목숨까지 위태로워지는 것은 미래의 아름다움을 버리는 일인지도 모른다.
세기의 미인으로 알려진 클레오파트라는 사실 그 시대의 표준 미인이 아니었다고 한다. 다만 시원한 이목구비와 톡톡 튀는 개성으로 오랜 세월을 뛰어넘는 아름다움의 대표로 남은 것이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남들의 기준을 무리하게 좇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매력을 살리고 단점을 효과적으로 보완하는 데서 찾아야 한다.
[매경닷컴 MK패션 조혜원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MK패션, photopark.com, 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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