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패션업체 자멸 부추기는 ‘경제민주화법안’, 대기업육성정책으로 변질
입력 2013. 11.21. 18:22:18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대기업과 해외기업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한국패션시장이 원안 통과를 앞둔 경제민주화법으로 인해 중소기업이 사라진 거대자본경쟁 체제로 고착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대기업 패션계열사들이 중견업체를 경쟁적으로 인수·합병하면서 중견업체의 입지가 크게 약화됐다. 이어 지난해부터 중국 자본이 유입되면서 그나마 몇 안 남은 중견패션업체 인수 작업에 나서 순수한 중소패션전문기업 수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 같은 위기 상황에서 최근 정부가 발표한 경제민주화법은 대기업과 중국의 자본보다 더한 압박으로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중견·중소기업이 시장에서 완전히 소멸될 수 있다는 극단의 가설까지 나오고 있다.
이는 경제민주화법안이 휴일 근로시간 단축, 통상임금 산정범위 확대, 산업안전 규제 강화 등 노동입법 관련 기업 규제 수위가 갈수록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 경제민주화법안 자체의 뉘앙스가 중소기업 친화적 법안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중소업계를 시장에서 도태시키겠다는 극악한 의도가 깔린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한 중소패션업체 대표는 “지금만으로도 충분히 힘들다. 매년 연봉협상 때마다 숨통이 조여드는 것 같다. 연봉은 그렇다고 해도 사실 패션업체 입장에서 휴일, 공휴일 다 챙기면 물량 공급, 서비스 처리 등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이처럼 패션중소기업들은 매출감소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자금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통상임금 산정 범위가 확대될 경우, 중소기업들은 14조 원이 일시에 부담되고, 매년 3조 원이 추가 부담된다고 전망해 사안의 심각성을 상기시켰다.
그뿐만 아니라 근로시간 단축 역시 중소기업 경쟁력 약화를 부추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패션업체의 경우, 주말이나 휴일 매출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토요 휴무제가 정착되기까지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인력부족이 심각한 상황이어서 근로시간 단축이 미치는 파고는 토요휴무제보다 더 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 패션계 관계자는 “한국패션시장은 다국적 자본시대로 진입했다. 표면적으로는 대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높은 것 같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한국패션업체를 삼키려는 중국자본과 한국패션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해외패션기업들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라며 “결국 중소패션업체들은 스스로 정리하든가 아니면 대기업이나 중국에 먹히는 길을 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극한의 위기에서 오늘(21일), 중소기업중앙회가 “통상임금 범위 확대, 근로시간 단축, 일감 몰아주기 등 중소기업에 부담을 주는 법안(규제) 및 과제 7개를 선정, ‘과잉입법에 대한 중소기업계의 의견’을 담은 건의서를 정부와 국회에 전달할 계획이다”라고 밝혀 이에 기대를 걸어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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