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분노는 멈추지 않았다” 갑을 논란의 중심 ‘토니모리’ [2013 갑을스캔들①]
입력 2013. 11.28. 16:21:19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5월 남양유업 ‘영업사원 막말 사태’로 발화된 갑을 논란은 중저가 화장품브랜드숍으로 옮겨 붙으며 여름 한 철 화장품브랜드숍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간의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화장품브랜드숍 가맹본부의 불공정 관행은 이전에도 끊임없이 제기돼왔으나 시민단체에 이어 국감을 앞둔 국회의원까지 가세해 화장품브랜드숍의 갑을 논란은 연일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화장품브랜드숍의 갑을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시장점유율 1, 2위 업체가 아닌 후발주자임에도 빠른 성장을 이어온 토니모리였다.
전쟁의 서막 - 고속 성장 후폭풍
토니모리는 2006년 한창 중저가 화장품브랜드숍이 성장기에 있던 시기에 론칭, 2009년부터 매출에 탄력을 받기 시작해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화장품브랜드숍의 다크호스로 등장했다.
이어 온스타일 '겟잇뷰티' 블라인드테스트 방영 이후 입소문으로 회자되기 시작하면서 후발주자들 가운데서 독보적 성장을 이어갔다.
토니모리 갑을 논란을 공론화시킨 토니모리 전주점 조영길 점주는 “전주고사점 오픈(2010년 11월) 전 1년 매출이 4억 원을 넘어섰으나, 이후 매출이 2억 원으로 떨어졌다”고 말해 2010년을 전후로 매출이 급성장했음을 시사했다.
여타 화장품브랜드숍 가맹점주들이 가맹본부의 눈치를 보는 것과 달리 적극적으로 부당함을 호소한 토니모리 가맹점주들은 하나같이 문제가 불거지기 전까지의 매출에 대해서는 불만을 제기하지 않았다.
이후 케이블TV를 통한 지속적인 노출이 이어지면서 급성장한 토니모리가 본격적인 외형확장에 나서면서 을을 향한 갑의 전쟁 선포가 시작됐다.


전쟁의 시작 - 근접 출점을 둘러싼 대립
토니모리 전주점 조영길 점주는 “2010년 11월 26일 토니모리 전주점 재계약을 3개월 앞둔 8월 토니모리가 계약 종료를 통보해왔다. 이후 11월 불과 53m의 거리를 두고 전주고사점이 오픈했다”며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토니모리 여천점 역시 지난해 9월쯤 불과 2분 거리에 신기점이 오픈하면서 전주점과 동일한 상황을 겪기 시작했다. 김선미 점주는 “당시 신규점이 오픈할 당시 신규점을 포함한 인근 2개 점포에서 세일이 실시됐으나. 사전에 세일과 관련해 들은 바가 없었다”라고 말해 이 시기부터 부당한 대우가 시작됐음을 시사했다.
토니모리 제주점 민유재 점주는 “올 4월 재계약 체결 후 매장을 하나 더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받아 매장을 물색하던 중 거리상 50m 로드뷰 기준 80m 거리에 신제주점이 오픈했다”라고 말했다. 제주점은 미리 통보를 받았다는 점에서 전주점, 여천점보다는 좀 배려받은 듯 보이지만 결국 사전 동의 없이 100m 이내 거리에 신규점이 오픈했다는 점에서 위 두 사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처럼 토니모리가 공격적 출점을 이어가면서 기존 점주들의 영업권 보장보다는 될 만한 상권 쪼개기에 주력했다고 가맹점주들은 호소했다.

피 흘리는 사투 - 법정공방에서 형사고발까지
근접 출점으로 촉발된 가맹본주와 가맹점주 간의 전쟁은 법정 소송으로 이어지면서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여기에 가맹본부인 토니모리가 여천점을 형사고발 하면서 전쟁은 극한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토니모리 전주점은 현재 2010년 8월 계약 종료 통보를 받은 이후 전주지방법원에 정식 재판을 청구해 현재까지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말 법원이 2012년까지 2년치 손해액으로 토니모리가 7천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으나 양측 모두 이에 불복하고 항소를 제기한 상태이며, 토니모리 전주점은 2012년 이후 1년 추가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진행 중이다.
토니모리 여천점은 손해배상청구 및 계약해지 관련 본사와 법정 소송이 오가고 있다.
또한, 고객정보도용 및 고객 마일리지 카드를 임의 사용했다며 토니모리 측이 여천점 김선미 점주를 형사고발 하기도 했다. 지난 8월 광주지방검찰청장순천지점은 ‘혐의없음’으로 결론 내려 사태가 일단락됐으나, 갑을 논란이 형사고발 사태로까지 번졌다는 개운치 않은 전례가 남았다.


종전인가 휴전인가 - 소멸되지 않은 불공정 관행
을지로위원회가 지난 8월 8일 본사를 방문한 이후 토니모리 본사 측의 태도가 달라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강제출고 관행을 없애고 상품 주문도 필요한 만큼 할 수 있도록 해 매장에 불필요한 재고가 쌓이지 않아 가맹점주들의 운영 손실이 많이 줄어들었으며, 세일도 자제하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논란의 여지는 남아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최근 진행된 매니저 교육에서 신상품 출고와 관련한 권한을 본사에 위임한다는 내용의 ‘신제품 출고 요청서’에 사인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가맹점주들은 본사 측의 강제가 있지는 않았지만,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될지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전주점과 대립각에 있던 전주고사점 역시 본사와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갑을 논란이 종결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토니모리 홈페이지, 겟잇뷰티 화면 캡쳐, MK패션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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