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육강식 원단 시장, 강한자가 베낀다 [2013 카피스캔들③]
입력 2013. 12.01. 11:53:09
[매경닷컴 MK패션 임소연 기자] 패션 업계에서 디자인 카피뿐 아니라 원단을 카피하는 일까지 만연해져 소비자들이 믿을 수 있는 의류 시장의 폭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원단시장 상인의 한숨
동대문 원단시장 상인들은 누가 카피 업체 사람일지 몰라 다른 소재와 비교해 보라고 잘라 놓은 샘플 원단도 내놓지 못하는 실정이다.
실제로 고가의 원단을 가져가 저렴한 가격대로 똑같이 카피하는 업체가 늘었다.
이에 동대문 원단시장만 봐도 색상, 두께, 감촉까지 똑같이 느껴지는데 가격 차이는 천차만별인 원단이 셀 수 없이 많다.
일반적으로 패션 업계 종사자가 아닌 이상 원단의 품질을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의 소비자가 옷을 만져보고 감촉이 좋거나 실루엣, 색상이 고급스러우면 비싼 원단이라고 추측하기 쉽다.
이에 따라 동대문 원단시장 상인들은 입을 모아 “저렴한 소재로 만든 옷은 아무리 그럴싸해 보여도 세탁을 하면 뒤틀리거나 보풀이 생긴다”고 말한다.
그러나 완제품만 보고 원단의 품질을 구분할 수 있는 소비자도 거의 없을 뿐더러, 돌고 도는 원단 카피 탓에 어느 집 원단이 진짜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상황이 돼 버렸다.

소규모 디자이너의 한숨
원단 카피 문제에 골머리를 앓는 것은 원단 가게 상인들만이 아니다.
자체적으로 원단을 제작해 옷을 만들어 온 소규모 디자이너의 원단 역시 대기업이나 중견 그룹 브랜드에 카피되기 십상이다.
생산된 원단이 디자인 심사에 등록돼 있지 않은 이상 법적으로 대응하기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상 여타의 디자인 제품 특허 심사가 11개월 이상 걸리는 것과 달리 직물디자인은 3개월이면 특허 등록이 가능하긴 하지만, 회전율이 빠른 패션 시장에서 3개월이라는 시간도 촉박하다.
이에 디자이너들은 적지 않은 금액까지 발생하는 특허 등록을 꺼릴 수밖에 없다.
다른 곳에서 카피한 원단을 출시하기 전에 빨리 원단을 생산해 판매해 버리는 것이 현명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매경닷컴 MK패션 임소연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 진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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