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보 자료 못 믿겠다` 직접 연구원이 된 소비자들 [소비불신시대①]
- 입력 2013. 12.06. 09:26:52
- [매경닷컴 MK패션 조혜원 기자] 브랜드들이 선보이는 제품에 소비자들이 직접 검증에 나섰다.
과거에는 기업들이 내세우는 화려한 신제품 소개가 구매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러한 마케팅의 맹점들이 하나둘 드러나며 소비자들이 기업에서 제공하는 자료에 불신을 가지고 전문가 수준에 못지 않는 검증을 하고 있는 것이다.이는 인터넷 대중화로 사람들에게 폭넓게 퍼질 수 있어 영향력 또한 매우 크다. 현재는 많은 사람들이 광고를 보고 관심을 가지면 온라인 검색을 통해 이러한 소비자 테스트 혹은 후기를 보고 구매를 결정한다.
화장품 분야는 가장 대표적인 예다. 소비자들은 보정된 모델의 예쁜 사진보다는 뷰티 블로거와 뷰티 커뮤니티의 꼼꼼한 테스트에 더욱 신뢰를 갖는다. 뷰티 블로거들은 브랜드별 컬러, 발색력, 지속력 비교를 상세히 보여주고, 스킨케어 제품은 1주일에서 길게는 몇 개월 사이의 피부 변화와 발림성, 수분도를 체크해 정보를 제공한다.
한 뷰티 블로거는 “화장품 성분과 마케팅을 조사하다보니 법망은 교묘히 피해가면서 소비자들을 착각하게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 직접 효과를 검증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테스트를 시작한 이유를 밝혔다. 이러한 뷰티 블로그와 커뮤니티는 큰 인기와 파워를 얻어 이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겟잇뷰티와 같은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는 TV 프로그램도 생겼다.
가전 기구도 마찬가지다. 블로거들은 단순히 가전 기구의 사용 후기를 작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리트머스 종이를 사용해 세탁기의 헹굼, 탈수 과정에 세제가 남아있는지를 조사하고, 물감을 푼 물이 에어워셔를 통해 제대로 걸러지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조사 결과와 의견 차이 큰 '기업-소비자'
이러한 과정에서 기업과 소비자 사이에 의견차도 생긴다. 얼마 전 유치원생 딸을 둔 주부 블로거는 가정용 납 측정기를 사용한 결과 아이의 점퍼 벨트에서 1.0ppm 이상의 납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브랜드에서는 안전성 검사 결과를 제시하며 이는 납 허용 기준치 1/6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IT 분야에서도 많은 논란이 있다. 한 국내 유명 전자 브랜드에서 특정 스마트폰을 스마트폰 속도 측정 기기에서는 더욱 좋은 수치가 나오게끔 조작했다고 블로거들이 증거 자료까지 제시하며 폭로했고, 해당 기업에서는 강력하게 이를 부인했다.
또 IT 블로거들은 적외선 온도기로 온도를 측정하고 프로그램을 이용해 CPU가 제품 소개서와 일치하는지 적극적이고 다양하게 검증을 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블로거와 기업의 의견차에 블로거들의 손을 들어주는 추세다. 심지어 자신이 가진 값비싼 물건을 유명 블로거에게 보내 조사를 의뢰하기도 한다. 기업의 제품에 불신을 보이고 같은 소비자 입장인 블로거에 신뢰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기업들은 과도한 홍보로 인해 소비자의 마음을 얻기는커녕 오히려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소비자들이 직접 검증까지 나설 정도로 불신이 깊어진 지금 기업들의 진솔한 마케팅과 기업, 소비자간의 소통이 절실해 보인다.
[매경닷컴 MK패션 조혜원 기자 news@fashio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