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경받던 한국 성형에 찬물 끼얹은 불법 브로커 사건 [2013 성형스캔들②]
- 입력 2013. 12.08. 12:29:18
- [매경닷컴 MK패션 조혜원 기자] 지난 8월, 불법 브로커를 통해 외국인 환자를 유치한 강남 성형외과가 대거 경찰에 적발되며 큰 논란이 됐다. 영리 목적으로 환자를 유치할 수 없는 의료법을 어기고 브로커를 통해 환자를 알선 받은 것. 이들 브로커에게 지불한 수수료는 1년여간 수억대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이 수수료는 모두 외국인 환자가 수술비 명목으로 지불한 돈에서 나온 것인데, 성형외과에서는 외국인 환자에게 높은 수술비를 받고 이 중 최대 45%까지 브로커에게 수술비로 준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안겨줬다.
실제로 국내에 성형 관광을 온 말레이시아 관광객 4명의 수술 내용과 비용을 인터뷰하고, MK패션에서 같은 병원에 직접 잠입 취재해 같은 수술 내용에 대한 견적을 받아본 결과, 수술비가 3배에서 그 이상 차이가 났다. 개인에 따라 수술비가 달라지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이해할 수 없는 차이다.
또 적발된 곳 외에도 강남구 6백 여개의 성형외과 중 다수가 불법 브로커와 연계해 있을 것으로 유추돼 직접 MK패션에서 성형외과에 잠입해 브로커 제안을 했다. 찾은 성형외과 모두가 제안을 흔쾌히 받아 들였다.
제안 수락은 물론 환자를 더욱 많이 유치하는 방법을 멘트까지 정해주는 등 상세히 알려줬다. A 성형외과의 상담 실장은 “코 수술이 250만원이라면 400만원을 불러라. 그럼 40~80만원을 수수료로 주겠다. 수수료 더 받고 싶으면 더 비싸게 불러라”고 말했다.
나중에 신뢰가 생기면 더 챙겨주는 것은 문제도 아니라며, 부작용이나 A/S 등 추후에 브로커가 책임질 일은 전혀 없을 것이라며 사람만 데려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중 한국 성형의 특징이나 외국인이 관광 성형을 왔을 때 이뤄지는 절차, 알아둬야 할 점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외국인 성형 관광에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에서는 벌써 한국 성형 수술비의 거품과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 부작용이나 수술 후 대처에 대한 불만이 나오기 시작했다.
우리나라가 뛰어나고 선진적인 의료 기술을 가졌다고 국제적으로 인정받은지 오래되지 않았다. 이 명예와 국가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진 의사들의 도덕적 자정 능력과 국가적인 규제도 필요하다.
[매경닷컴 MK패션 조혜원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MK패션 기획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