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대신 `진찰`했던 성형외과 상담 실장 논란, 그 후는? [2013 성형스캔들④]
입력 2013. 12.08. 14:06:26

[매경닷컴 MK패션 조혜원 기자] 올해 성형외과의 ‘상담 실장’의 존재와 업무에 대한 문제점이 크게 지목됐다.
성형 수술은 치료보다 아름다움에 목적을 두고 행해지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환자 개인의 취향이나 기준이 수술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성형외과 의사들 또한 이 부분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며 수술 전 상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하지만 많은 성형외과에서 의사 상담없이 상담 실장과의 상담을 통해 수술 부위, 수술 방법, 수술 비용이 정해져 논란을 일으켰다. 상담 실장은 환자의 얼굴을 스캔하는 것만으로 놀라운 안목을 발휘해 ‘수술 방법은 절개가 아닌 매몰로, 코에 들어갈 보형물은 연골로, 수술 방법은 새로 새긴 00법으로’라고 단숨에 ‘진찰’을 한다.
하지만 상담 실장들은 의학적인 지식이 전혀 없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의학적으로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없다. 또 이들의 상담은 수술 후 예뻐질 모습에 대해 설명하는데 집중돼 있다.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사후 관리 부분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는다. 또 이러한 상담 실장들의 급여는 대부분 인센티브 제도로 환자에게 더 많은 부위의 수술을 부추길 수 밖에 없다고 오랜 경력의 상담 실장 A씨가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다. A씨는 ‘상담 실장이 갖춰야 할 가장 큰 덕목은 화려한 말발과 성형 부위를 캐치하는 능력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대법원은 판례에서 ‘성형수술은 개인의 심미적 만족감을 얻거나 증대할 목적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설명을 구체적으로 해줘야 한다. 의사가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은 것은 환자의 자기결정권 침해로 간주해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전했다. 법적으로도 성형 수술 시 상담을 중요하게 인정한 것.

논란 후, 의사와의 1차 상담 시스템 정착 중
한 차례 큰 논란을 겪은 성형외과 상담은 어떻게 변했을까? MK패션에서 직접 강남 일대의 성형외과들을 찾아 상담을 받았다.
그 결과 몇 달 전 잠입취재에서 80% 이상의 병원에서 상담시 의사를 전혀 볼 수 없고 상담 실장과만 상담을 한 데 반해 대부분의 병원에서 의사와의 상담을 거쳤다.
성형외과에 들어가는 즉시 상담실로 들어가 상담 실장과 만나고 예약까지 일사천리로 할 수 있었던 예전과 달리 ‘의사 선생님이 수술 중이라 1~2시간 기다려야 상담 받을 수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대부분 1차로 의사 상담이 이뤄지고 2차로 상담 실장과의 상담이 이뤄졌다. 이 부분에서 병원마다 차이점이 드러났는데 1차 의사 상담이 환자가 원하는 모습과 수술 방법에 대해 상세히 진행되는 곳이 있는가하면, 논란을 인식한 듯 형식적으로 1차 의사 상담에서 원하는 수술 부위만을 정하고 구체적인 상담은 상담 실장에게 돌아가는 곳도 있었다.
취재한 모든 병원에서 의사와 상담을 하더라도 수술 후 부작용이나 수술 중 일어날 수 있는 문제점, 수술하기 전 고려해야 할 점을 상담시 말해주는 곳은 없었다.
성형외과에서는 논란 후 빠른 변화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 속의 콘텐츠까지 대중들이 원하는 수준이 됐는지는 미지수다. 시스템적 기반이 마련된 상황에서 그 콘텐츠를 채우는 노력은 자신의 얼굴을 책임져야 할 환자 스스로가 해야 한다. 의사와의 상담에서 궁금한 점과 원하는 점을 정확하게 이야기하고, 걱정이 되는 부분이나 수술 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문제점에 대해 요구해 충분한 설명을 듣고 수술을 결정해야 한다.
[매경닷컴 MK패션 조혜원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MK패션 기획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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