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가, 효율성보다 ‘의외성’에 더 주목해야 “빅데이터의 패러다임을 바꾸자”
입력 2013. 12.16. 11:59:13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한동안 새로운 이론에 목말라하던 산업계가 빅데이터 맹신주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사실상 데이터의 활용과 이를 통한 진보가 그리 새로울 것 없는 이론이지만 온라인 가상세계에서 부유하는 수많은 정보를 손에 넣고 싶은 소유욕이 빅데이터 이론을 향한 무한 신뢰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한 언론은 미국유통업체들이 쇼핑객의 동선을 파악할 수 있는 장치를 사용해 수집된 데이터를 쇼핑몰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활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쇼핑가마다 쇼핑객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각기 다른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 보도에 따르면 1000여개 유통사가 통로에 센서를 부착했으며, 모 백화점은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방식으로 쇼핑객 동선을 파악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이들 쇼핑몰은 데이터를 수집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 데이터를 분석해 제품 진열을 재배치하거나 영업시간을 조정하는 등 적극적인 변화를 끌어냈다.
한 부티크는 고객이 몰리는 스카프를 매장 안쪽에 배치해 입구에서부터 흐름이 차단되는 현상을 해소했다. 또한, 올나이트 쇼핑이 이뤄지는 블랙프라이데이에 쇼핑몰 내 한 레스토랑은 새벽 6시 전에 문을 열어 식사하기 위해 집으로 돌아가는 고객의 발길을 잡아두는 등 불과 영업을 몇 시간 앞당긴 것에 불과함에도 만족할만한 성과를 끌어냈다고 전했다.
과거 이 같은 데이터 수집은 수동의 방식을 취하거나 행동심리학적 관점에서 진행돼왔다. 그러나 지금은 고도의 기술을 활용한 대규모 데이터 수집으로 승률을 높인 확률 게임 양상을 띠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수많은 데이터를 쏟아 붇는 방식이 거둔 효율성이라는 성과 이면에 패션 소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차별성, 개별성, 의외성을 더는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
이미 소비자들은 획일성에 지칠 대로 지쳐있다.
라스베이거스 쇼핑몰들의 흐르지 않는 시간에 숨 막혀 하던 사람들은 유사한 공간구현 방식을 채택한 국내 쇼핑몰 엔터식스에서 동일한 감정을 경험하기도 한다. 또한, 롯데와 신세계프리미엄 아웃렛의 정형화된 첼시 아웃렛의 고급 빌리지형 매장 구현 방식 역시 이제 더는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고, 계산된 방식으로 브랜드를 배치하는 백화점들 역시 큰 틀에서 거의 차이가 없어 거대한 인스턴트 판매장이 된지 이미 오래다.
이는 데이터 수집과 활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틀에 박힌 인권침해 논란과는 다른 맥락이다. 의외성의 주는 기막힘의 희열을 쇼핑을 통해 더는 경험할 수 없다는 두려움이다.
따라서 일부 전문가들은 빅데이터 시대를 거부할 수 없다면 획일화가 아닌 다양성을 전제로 한 데이터 수집과 분석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MK패션, photo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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