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앙고라’, 토끼의 행복을 선택하기 시작한 패션계 [비인간적 패션현장⑥]
입력 2013. 12.17. 11:23:37

[매경닷컴 MK패션 임소연 기자] 최근 국제동물보호단체 ‘PETA’가 앙고라 털을 생산하는 중국 농장의 실태를 담은 영상을 공개해 여론을 충격에 빠트렸다.
영상에는 해당 농장 사육자들이 살아있는 토끼의 털을 맨손으로 뽑아내는 장면부터 토끼의 팔을 있는 그대로 잡아당겨 털을 잘라내는 장면, 털이 모두 뽑혀 피부 군데군데 피를 흘리는 토끼들의 모습까지 담겨있다.
‘동물자유연대’ 측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에서 약 5,000만 마리의 앙고라 토끼가 공장식 농장에서 길러지며, 연간 4,000 톤의 앙고라 털이 생산된다. 전 세계 앙고라 털의 90%를 생산하는 것이다.
문제는 동물보호법이 따로 없는 중국에서는 털 생산과정에서 심각한 동물학대가 일어나는 것이다. 토끼 털을 생산하는 방법들 역시 비인간적이고 잔혹하다.
첫 번째는 토끼의 털을 그대로 뽑는 방식으로 생산된다. 토끼를 작업대에 고정시키고, 손으로 토끼의 털을 잡아 뜯듯이 뽑는다. 실상 토끼의 피부는 매우 예민하고 연약해, 털을 뽑히는 동안 토끼는 극심한 고통을 느낀다. 이에 평소 작은 소리조차 내지 않던 토끼가 절규에 가까운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다.
두 번째로는 가위로 털을 깎는 방법이 있다. 사육자들은 토끼의 고통 따윈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손길로 사지를 팽팽하게 당겨 나무 작업대에 고정시키거나 앞발만 매달아 놓는다. 또는 토끼의 귀만 잡은 채 가위로 털을 자른다. 사육자들의 부주의뿐 아니라 토끼가 안간힘을 다해 사육자들에게서 벗어나려하기 때문에 날카로운 가위에 토끼의 피부는 상처를 입고 만다.
이에 패션 업계에서는 앙고라 털의 생산업체가 윤리적 기준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확실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앙고라 토끼의 행복을 지켜주려는 따뜻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스웨덴 기반 SPA브랜드 H&M과 컨템포러리 브랜드 Acne가 가장 먼저 잔혹한 토끼털 생산 영상에 대한 조치를 취했다.
두 브랜드는 앙고라 털이 함유된 의류 제품 생산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으며, 심지어 H&M은 소비자가 앞서 구매한 앙고라 제품 역시 전액 환불해줄 것이라 전했다. 이뿐만 아니라 다수의 의류 브랜드가 앙고라 토끼 농장을 직접 방문, 윤리적인 생산 방식을 따르고 있는지 감시하겠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물론, 앙고라 털은 포기하지만 가죽, 양모, 라쿤 등의 기타 모피 상품을 여전히 판매하고 있는 브랜드들의 편파적인 행동에 지적이 따르기도 한다.
이에 업계는 앙고라 제품 생산 중단에 그치지 않고, 이를 발판으로 가죽, 양모, 알파카, 구스다운, 기타 모피를 대체할 상품 개발에도 집중해야 할 것이다. 지속가능한 대안을 제시하고 윤리적 생산과 소비를 이끄는 것이 현 사회에서 요구되는 업계의 역할이다.
[매경닷컴 MK패션 임소연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 PETA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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