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배우 립스틱, 이제는 간접광고 아닌 ‘직접광고’가 대세 [2013 드라마뷰티④]
- 입력 2013. 12.18. 11:24:01
[매경닷컴 MK패션 이예원 기자] 드라마와 간접광고(PPL)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공생의 관계가 됐다. 올 한해도 드라마 상에서의 간접광고가 화두로 떠올랐다.
올해는 유독 연예인의 이름을 붙인 코스메틱 브랜드들의 간접광고가 눈에 띄었다. 업계에서는 여자 스타를 이용해 간접광고를 하는 데 있어 가장 접근하기 쉬운 아이템으로 화장품을 꼽는다. 특정 브랜드의 광고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여자 연예인이 주인공이라면 매체 노출이 한층 쉬워지기 때문이다.올해 초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 출연한 송혜교의 립스틱이 그 대표적인 예다. 시각장애인 역할을 맡았던 송혜교는 이 드라마에서 입술을 손으로 짚어가며 신중하게 립스틱을 발랐다.
방송이 끝난 직후 온라인상에서는 송혜교의 연기력과 더불어 ‘송혜교 립스틱’이 검색어 순위 상위에 올랐다. 부지런한 네티즌들은 송혜교가 모델로 활동 중인 화장품 브랜드를 중심으로 립스틱 컬러를 예측하기도 했다.
다음날 각종 언론사에는 국내 화장품 브랜드 L사의 일명 ‘송혜교 립스틱’ 보도자료가 일괄적으로 뿌려졌다. 이후 송혜교가 발랐던 이 제품은 추가 생산에 들어갈 만큼 높은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송혜교 외에도 신세경, 아이유도 본인이 활동하고 있는 브랜드의 립스틱을 드라마에서 발라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신세경이 모델로 활동하는 립스틱 브랜드 관계자는 “립스틱이 방송 직후 화제가 돼 방송 전에 비해 판매량이 236% 상승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이들이 직접 노출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화장품들은 수입 브랜드와 견주었을 때 비싸지 않았다는 점도 간접광고 마케팅을 성공으로 이끈 요인이다. 특히 신세경, 아이유가 모델로 활동 중인 브랜드는 중저가로 저렴한 가격에 트렌드에 편승할 수 있어 인기를 끈 것이다.
연예인이 직접 화장품을 사용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던 경우 외에도 자신이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브랜드를 드라마를 통해 내비친 경우도 있다. MBC ‘여왕의 교실’에서는 고현정이 브랜드 R의 제품 품평단으로 지원하고자 하는 극 중 캐릭터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 과정에서 해당 브랜드의 로고가 브라운관 화면을 가득 채우는가 하면, 해당 브랜드가 노출되면서 극 중 비중이 작았던 인물의 분량이 과도하게 늘어 시청자들의 의문을 낳기도 했다.
방송국 관계자들은 PPL 없이는 드라마를 만들 수 없다고 항변한다. 한국 드라마 제작시스템상 불가피한 간접광고라면 조금 더 영리한 방법으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PPL을 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매경닷컴 MK패션 이예원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SBS, KBS, MBC 방송화면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