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조업체, 원재료·가격변동 관련 공시 충실도 `0` “소비자 알 권리는 어디?”
- 입력 2013. 12.20. 12:16:07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이하 소협) 물가감시센터는 오늘(20일) 소비자 알 권리 확보를 위해 94개 기업(제조업) 제품 및 원재료 기업공시 현황을 모니터하고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기업공시제도는 소비자 역시 기업의 이해관계자로서 기업에 관련된 정보를 얻고 평가‧판단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그러나 이번 소협의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의 접근이 많은 주요 제품 및 원재료에 관한 공시 내용이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 모범사례에 미달하거나 기업공시 서식 작성기준조차 지키지 않는 등 기업공시제도를 통해 양질의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출고가격·주요제품 선정기준·제품가격 변동원인 기재 기업 ‘0'
기업공시 서식 작성기준 제4-2-3조에 따르면, 기업은 주요 제품에 관한 내용을 품목별로 세분해 기재하고, 제품의 가격변동이 있는 경우에는 그 추이를 알 수 있도록 공시 대상 기간에 걸쳐 가격 비교치를 기재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금감원은 이와 관련한 모범사례를 제공하고 있다.
소협은 기업들이 기업공시 서식 작성기준은 물론 금감원 모범사례에 기준해 주요 제품에 대한 내용을 충분히 작성하고 있는지 조사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주요 제품 등의 현황’을 모범사례에 따라 작성한 기업은 50곳(53%)으로 절반 정도에 불과했고, ‘주요 제품 등의 가격변동추이’ 항목에 대해 제품단위, 주요제품의 선정기준, 3년간의 출고가격, 제품가격의 변동원인 등을 모두 성실히 기재한 기업은 한 군데도 없었다.
일부 기업은 ‘2013년 3/4분기 당사의 대표품목 가격은 동년 2/4분기와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다’ 등 문장 형식으로 간단하게 작성해 소비자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려는 노력이 부족했다. 또한, 주요 제품의 가격 인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변동추이의 공시를 누락한 기업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재료가격·가격 변동원인 등 원재료 관련 공시 미흡
기업공시 서식 작성기준 제4-2-4조에 따르면, 기업은 주요 원재료에 관한 내용을 작성하고 원재료가격 변동추이에 대하여 공시 대상 기간에 걸쳐 가격 비교치를 기재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주요 원재료 등의 현황’을 모범사례에 준하여 작성한 기업은 54곳(57%), ‘주요 원재료 등의 가격변동추이’ 항목을 모범사례에 따라 작성한 기업은 41곳(44%)이었으며, 전체 원재료에 대한 내용(현황 및 가격)을 충분히 기재한 기업은 단 26곳(2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재료가격 산출기준 및 가격 변동원인을 기재하지 않아 원재료가격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 않거나, 혹은 하나의 원재료만 공시하고 일부 주요 원재료를 누락하는 등 아예 기재하지 않음으로써 소비자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었다.
금감원·제조업체, ‘소비자 알 권리’ 우선해야
기업의 공시정보는 투자자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기업을 평가 및 감시하는 중요한 정보임에도 이에 대한 기업과 규제 당국의 인식이 부재가 심각한 수준이다.
투자자 외에 기업의 또 다른 이해관계자인 소비자도 기업공시 정보의 명백한 수요자라는 인식의 전환 및 확산이 요구되며, 앞으로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더욱 고려돼야 한다는 것이 소협 측의 주장이다.
이번 조사를 통해 소협은 금감원의 역할론에 대한 문제도 함께 제기했다.
소협은 금감원은 해당 작성기준에 충실하지 못한 기업에 대해 적정한 행정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금감원이 제품 및 원재료 가격 관련한 공시 정보가 소비자에게 제품의 원가분석 등을 통한 기업 영업의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된다는 점을 인식해 모니터링과 행정규제를 강화하고 기업의 성실한 공시를 자율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또한, 제조업체는 소비자 알 권리를 위해 기업공시 서식 작성기준 및 모범사례에 따라 가격의 변동이 없더라도 주요 제품(원재료)별 최근 3년간 출고가격(원재료가격), 주요제품 선정기준 및 가격 변동요인 등을 성실하고 명확하게 작성하고, 공시에 신중을 기해 오류 등의 사유로 소비자 혼란을 일으키지 말 것을 요구했다.
이번 조사대상 기업은 생활필수품 제조업체인 식료품 제조업 전체(51개), 음료 제조업 전체(11개), 펄프․종이 및 종이제품 제조업 전체(30개),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제조업 중 생필품 관련 제조업체 일부(2개) 등 총 94개 업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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