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 소비 “불가피”, 300만 마리 양의 ‘죽음’, 희생 “지극히 정상” [비인간적 패션현장⑫]
- 입력 2014. 01.10. 09:03:27
[매경닷컴 MK패션 임소연 기자] 한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모피, 새털 상품은 물론 울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에는 울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환기시키고, 울 산업을 확장시키고자 하는 각종 이벤트, 전시, 프로그램이 국내, 외 시장에 발을 디뎠다.
추위로부터 몸을 보호할 보온 소재를 찾는 것은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이기때문에 다수 소비자들은 “겨울 제품 곳곳에 녹아 있는 울 소비는 불가피하다”고 이야기한다.이에 전세계 환경, 동물보호단체, 동물애호가들은 “무심결에 선택한 울 제품이 어떤 비윤리적인 과정을 동반하는지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제동물보호단체 ‘PETA’ 측 자료에 따르면, 세계 울 시장 제품의 약 25%가 호주에서 온다. 그러나 호주의 강력한 친환경적 이미지로 인해, 호주에서 사육되는 양들은 좋은 환경에서 자라며, 풍성한 털의 일부를 제공하는 대상 정도로 여겨진다. 이에 현 시점에도 호주의 양털 채취 과정이 관광 품목으로 팔려나가기까지 한다.
실상 호주 농장에서 양들이 길러지고 그들의 털이 채취되는 과정에서 매년 약 300만 마리 이상의 어린 양, 그 이상의 다 자란 양들이 죽는다.
어떠한 마취도 없이 어린 양들의 귀와 꼬리가 잘려나가는 것은 물론, 수컷 양도 고통이 그대로 느껴지는 상태에서 거세당하고 만다. 그러나 “해당 농장 관계자들은 이 과정에서 일부 양들이 죽는 것을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것이 PETA 측 설명이다.
또 울 산업의 가장 잔혹한 문제로 꼽히고 있는 ‘뮬레이싱’은 양의 다리를 금속 봉에 집어넣은 채 꼬리와 항문 주변의 가죽을 벗겨내는 작업으로, 이 역시 여타의 마취나 진통제 없이 진행된다. 이에 다수의 양들이 뮬레이싱으로 인해 희생되며, 살아남아도 상처 부위 세균 감염, 영양 부족 등의 이유로 사망한다.
그 밖에 여타의 정보가 없는 대다수의 소비자가 “양들도 털을 밀어줘야 답답하지 않을 것”이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양들은 어떤 계절과 온도에도 적응하기 위한 최소한의 털만 길러오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짧게 털 깎인 양들은 추위와 열사병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여타의 농장으로 양이 경매되는 과정에서도 양들의 희생을 초래한다. 울타리 안 혼잡으로 양들의 부상이 따르는 것은 물론 스트레스로 죽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게다가 털 생산이 떨어질 정도로 양이 노화되면 농장에서의 이용가치는 완전히 사라진다. 이에 호주에서만 매년 650만 마리의 살아있는 양을 중동, 아프리카 지역으로 유통해 죽이며, 영국에서도 매년 80만 마리에 가까운 양을 해외로 보내 도살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다행히도 최근 모피 생산 방식의 잔혹성이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며, 업계는 물론 소비자들도 모피 생산과 소비를 지양하는 추세다. 그러나 아직까지 다수의 소비자가 울 제품만큼은 깎아 생산한다는 이유로 친환경적 소재로 간주, 반감을 사지 않고 있다.
이에 울 산업에 윤리적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울 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로 보인다. 적어도 소비자들은 간과하고 있던 겨울 제품 어딘가 무수히 스며들어 있는 울 소재가 어떤 불필요한 희생을 초래하는지 인지할 의무가 있으며, 더 나아가 대체 소재를 찾으려는 노력 또한 필요하다.
[매경닷컴 MK패션 임소연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 PETA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