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40남성-3포 세대의 ‘자포자기 소비’에 패션·뷰티 미래를?
- 입력 2014. 01.10. 12:51:58
-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tvN ‘응답하라 1994’ 대미에서 가슴을 뭉클하게 했던 ‘40대 청춘’이 장기 불황이라는 현실 속에서 ‘자포자기 소비’ 행태를 보이고 있다.
극 중에서는 어렵지만 결혼도 하고 나름 안정된 생활을 꾸리고 있지만, 현실 속 3040 남성들은 3포 세대라는 말에 걸맞게 일, 사랑, 아이 등 모든 것에서 배제된 삶을 살고 있다.그런데 이들이 최근 패션·뷰티 시장 성장을 견인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는 30대 그루밍족은 사실 현실적인 이유로 결혼을 포기한 이들이 자신을 가꾸는데 충실하면서 파생된 소비행태라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아직 결혼하지 않은 30대 중반의 한 남성은 명품족은 아니지만 폴스미스를 즐겨 입는다. 그는 “패셔니스타라고 할 수는 없지만, 옷 잘 입는다는 말은 듣는 편이다. 사람들에게는 옷값이 많이 들지 않는다는 하는데 사실 옷이나 미용에 꽤 많은 돈을 투자하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벤츠를 몰고 다니는 한 40대 중반 남성은 대기업에 다니고 있어 겉으로는 꽤 안정적으로 보인다. 그는 “결혼하지 않았다. 결혼하려면 집이 있어야 하는데 부모님 소유하고 계신 지금 집이 재산의 전부다. 집을 마련할 만큼의 능력이 되지 않아 독신은 아니지만, 결혼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수입차를 몰고 다니는 것에 대해서는 “수입차는 중고를 사면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지 않는다. 폼 잡고 싶은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결혼에 대한 마음을 접으면서 나를 위해 쓰고 살자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남자들의 경우 외제차를 타고 남들에게 뒤지지 않을 정도의 스타일을 내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다.
결혼한 30대 후반의 한 남성은 “30대 초반이 되면 자신의 능력을 직시하게 되면서 아예 결혼을 포기하는 경우가 꽤 있다. 이런 친구들은 캥거루족으로 살면서 자신을 치장하고 즐기는데 대부분 돈을 다 쓴다. 대개 이런 경우, 결혼을 포기하는 대신 끊임없이 여자를 바꿔가며 대리만족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자포자기형 소비자들은 과시 성향이 강해 명품을 선호하고 나이 들어 보이지 않기 위해 피부 미용에도 관심이 많다.
최근 패션·뷰티에서 성장부문으로 관심이 쏠리는 남성복과 남성화장품은 이 같은 자포자기 소비행태를 보이는 미혼의 3040 남성이 상당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에 의해 주도되는 최근 패션·뷰티 시장의 변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일본 역시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가장으로서 지위를 벗어던진 남성들의 적극적인 소비로 인해 남성복 시장이 성장했고 남성들의 화장이 보편화 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현재와 같은 남성들의 소비 변화를 부정적으로만 보지 말고 사회 변화의 과정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기도 하다.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뉴시스, MK패션, photopar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