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카락, ‘퍼머 전에 기부 먼저’, 新젊은이들의 움직임
- 입력 2014. 01.13. 16:16:59
[매경닷컴 MK패션 임소연 기자] 최근 젊은이들이 기부를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이면서 기부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과거 먹고 살기 힘든 시절에만 있는 줄 알았던 ‘머리카락 기증’이 소아암에 걸린 환자들을 위해 쓰일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모발을 기부하는 젊은 여성들이 늘고 있다.덕분에 머리카락을 기증받아 가발로 가공해주는 한 단체에 따르면, 매달 400명의 기증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분당에 위치한 한 프랜차이즈 미용실 관계자는 “못해도 일주일에 한 번씩은 머리카락을 잘라 기증하겠다는 손님이 온다”고 전했다.
“처음에는 굳이 긴 머리에 염색이나 파마를 해 돈 들일 바에는 머리카락을 단발로 자르자고 생각했다. 미용사가 긴 머리카락은 기증을 할 수 있다기에 미용사 편으로 자른 머리카락을 전했다. 그런데 내 머리카락이 좋은 일에 쓰인다 생각하니 마음 한쪽이 따뜻해지고 너무 좋다. 언젠가 기르면 또 기증하겠다” 3년 간 길러 온 머리카락을 기증한 여대생의 이야기다.
개인의 자발적인 기증 외에도 기증을 유도하는 업계 종사자들도 늘어나고 있는 분위기다.
한 20대 헤어스타일리스트는 “머리가 긴 주변 친구들이 머리를 자르겠다하면 공짜로 잘라주고 그 머리카락을 기부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친구는 “어차피 머리카락을 자를 생각이었고, 공짜로 잘라 줄 테니 기증을 해도 되냐기에 당연히 그러라 했다. 생각한 것 보다 더 짧게 잘라야 하긴 했지만 좋은 곳에 쓰인다는데 굳이 안 된다 할 이유가 없었다”며 머리카락 기증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전했다.
또 일부에서는 긴 머리카락만 기부할 수 있다는 잘못된 정보가 돌고 있는데, 사실상 25cm 이상 30가닥이면 기부조건이 되기 때문에 단발머리라면 안쪽 머리카락 일부를 잘라 기부하면 된다. 머리카락 기증이 보다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보니 기증 범위에 대해 착각하는 이들이 있음을 시사한다.
실상 소아암 환자용 가발 하나를 만드는데 머리카락 2만 가닥, 최소 30명의 기부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더 많은 기증자가 확보돼야만 한다.
이에 즉각적인 반응을 이끄는 젊은이들이 머리카락 기증을 확산해 복지사회를 실현하는 핵심층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매경닷컴 MK패션 임소연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 MK패션, photopar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