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숍인숍’ 미용실표 스틱왁스, 다른 곳에서 사면 ‘1/4’ 값
- 입력 2014. 01.14. 11:40:29
- [매경닷컴 MK패션 임소연 기자] ‘정품 M오일은 오로지 미용실에서만 판매합니다’ 한 대형 프랜차이즈 미용실에 걸려있는 안내 광고문이다.
해당 미용실에서는 헤어오일, 에센스, 스틱왁스, 샴푸 등의 헤어제품은 물론 머리핀, 고무줄, 밴드 등의 헤어액세서리, 심지어 퍼즐, 보드게임, 피규어같은 장난감까지 판매하고 있다.이런 숍인숍(Shop In Shop) 형태의 매장은 인근 미용실이나 PC방, 음식점에 소자본으로 입점 후 위탁 판매, 일정 부분 수익을 나누는 사업으로 ‘무점포창업’이라 한다.
그러나 무점포창업에서 팔고 있는 제품은 고객이 미용실에서 퍼머를 하거나, 음식점에 식사를 하러 갔다가 충동적으로 구입하는 경우가 다반사라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
심지어 일부 업체에서는 무점포창업 제품의 카드수수료를 떼지 않기 위해 해당제품 판매 시 현금 결제만 하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물건을 사고 싶은 고객은 얼마이건 현금으로 내라는 것이다.
실제로 미용실에 방문한 고객이 제품 구매에 앞서 현금이 없다고 하자 관계자는 “현금이 없으면 이 자리에서 계좌이체로 보내줘도 된다”며 미리 준비해둔 계좌번호가 적힌 종이를 건네줄 뿐이다. 결국 능수능란한 미용사들의 말솜씨에 제품에 홀릴 대로 홀린 고객은 계좌이체를 해서라도 물건을 구입하는 식이다.
이에 한 고객은 “미용실에서 커트를 한 뒤 발라준 제품이 너무 좋아 결국 매장에서 바로 구입하고 말았다. 그런데 40,000원을 주고 산 T브랜드 스틱왁스가 온라인에서는 평균 18,000원, 최저 7,540원까지도 팔고 있더라. 아무리 오프라인, 온라인의 특성상 가격차가 있다 해도 너무 심한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숍인숍 판매에 따르는 문제는 소비자들의 충동구매를 유도할 뿐 아니라 이런 소비심리를 이용해 제품의 가격을 천정부지로 부풀려 판매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게다가 숍인숍 형태의 사업구조는 소비자 피해뿐 아니라 을의 입장인 입점 업체 측의 피해도 야기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적은 돈으로 무점포창업을 시작한 업체들이 위탁판매점과 대행사 측의 부조리에 대해 고발하는 장이 열린 바 있다.
입점 업체 측은 “소자본으로 가계에 보탬이 되고자 시작한 사업이 알고보니 ‘안정적인 수익 보장, 품질 우수’라는 허위광고로 덮여진 사기였다”고 지적한다. 위탁판매점을 소개해준 사기 대행업체들이 애초에 계약금이나 초기상품 대금을 가로채거나, 위탁판매점 자체가 소개된 바와 달리 부실하거나 수익을 과도하게 챙기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이다.
그러나 무점포창업에 따른 피해는 가맹, 대리점에서 발생하는 피해와 달라 피해자를 보호할 현행법이 부재한 상황이다. 이에 현재로서는 소비자가 충동구매보다는 방문 목적에 집중, 계획적인 소비를 해야만 하며, 무점포창업을 계획 중인 사업자 역시 충동적인 투자 보다는 위탁판매점과 대행사 측에 대한 신중한 조사를 바탕으로 할 필요가 있다.
[매경닷컴 MK패션 임소연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 MK패션, photopar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