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에 패션 없다” 머니게임에 밀려 특색 ‘전멸’ [위기일발 명동①]
입력 2014. 01.16. 15:59:21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명동이 빠르게 성장하는 패션 대기업과 화장품 업체들의 머니게임에 밀려 패션 상권으로서 입지에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20대 초반의 한 여성은 주말 쇼핑을 즐기기 위해 명동을 찾았지만 결국 롯데백화점 영플라자만 기웃거리다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그는 “이럴 줄 알았는데 왜 왔나 몰라요. 동대문 가면 더 싸게 살 것 같은 물건만 있고, SPA는 이제 재미없고. 그래서 영플에 갔는데 거기도 명동하고 똑같잖아요. 그냥 가로수길에 갈걸. 하루 종일 시간만 허비했어요”라며 푸념했다.
명동은 대기업의 글로벌 SPA기업들의 빌딩형 매장과 중저가 화장품브랜드숍을 제외한 패션매장들은 있으나 마나 한 유령매장이 돼가고 있다.
명동에서 20년 넘게 터를 잡아 온 한 상인은 “명동에서 패션 매장은 미래가 없다”며 몇몇 상인들이 빠질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덧붙여 “이미 명동은 패션상권이 아니다. 어느 순간 대기업 대형 플랙쉽샵들이 주요 입지를 다 차지했다. 여기에 그나마 남은 개별 매장들은 중저가 화장품 업체들이 일단 매장부터 확보하고 보자는 식으로 건물주들과 거래하면서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한 상인은 중앙로에서 벗어난 입지에 60평 규모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현재 월 임대료가 5천만 원대로 10년 전과 비교해 정확하게 임대료가 100%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마저도 화장품브랜드숍이 경쟁적으로 출점하기 시작한 최근 5년 내 벌어진 현상으로, 갑자기 치솟는 임대료를 특별한 호재가 없는 패션매장으로서는 감당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한 패션매장 상인은 “외국인 관광객 붐이 일기 시작한 초기에는 가두점에서 옷을 사는 사람이 꽤 있었다. 그런데 백화점이 공격적으로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화장품은 가두점에서 옷은 백화점에서 사는 것이 외국인 관광객들의 구매패턴으로 굳어졌다”고 설명했다.
명동은 불특정 다수가 편하게 찾을 수 있는 대중을 위한 상권으로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이곳에 거대자본이 본격적으로 개입되면서 매장 간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되고 있다.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뉴시스, MK패션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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