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트, 누군가에게는 생존 과제” 뇌 질환 환자 ‘체중과의 전쟁’
- 입력 2014. 01.17. 10:28:22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성형·다이어트에 한국 전역이 들끓고 있다. 세월이 흐르고 불황이 깊어질수록 외모에 대한 현대인들의 집착은 병적 증세로 악화되고 있다.
과도한 외모 집착 증세를 보이는 이들로 인해 때로는 비난이 쏟아지기도 하는 다이어트가 누군가에는 생존과 관계돼 있다는 것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최근 40대들의 뇌경색, 뇌출혈 등 뇌 관련 질환 유병률이 높아지면서 한창 일할 나이에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못한 채 재활에 힘쓰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뇌 질환의 상당수가 심각한 중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의지대로 몸을 움직일 수 없는 병의 특성상 체중 조절이 쉽지 않아 재활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뇌경색과 뇌출혈 등 뇌 질환의 경우 뇌에 손상이 가 일반 장애인과 달리 스스로 통제가 쉽지 않다. 이는 식사에도 영향을 미쳐 먹는 것에 집착하거나 아예 식사를 거부하는 등 극단적 성향을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병의 특성상 먹는 양이 늘지 않아도 운동량이 떨어진 상태여서 비만이 되기 쉽다. 심각할 경우 당뇨병이나 심혈관계 질환으로 이어져 병이 악화될 수 있다. 이처럼 비만이 초래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유일한 해결책이 식이요법밖에 없다.
이때 전문가들은 식사량을 줄이라거나 환자가 거부해도 운동을 시킬 것을 권유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뇌경색 발병 후 3년째 재활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60대 환자는 한창 체중이 늘어 간병인이 식사량을 반으로 줄이고 간식도 끊게 했다. 주말마다 방문하는 보호자들에게도 간식을 주지 말 것을 요구했다. 결국, 살은 빠졌지만 환자가 체력까지 저하돼 운동할 의욕을 잃는 부작용이 초래됐다.
50대 후반의 한 환자는 “침대에 누워있을 때는 미치는 줄 알았다. 먹으면 살이 찌는데 살이 찔수록 몸이 말을 더 듣지 않았다. 그렇다고 안 먹을 수도 없고 진짜 이를 악물고 몸을 움직였다”며 뇌경색으로 쓰러진 후 처음 2~3개월간의 힘들었던 점을 토로했다.
어제(16일) 발표한 보건복지부 자료에 의하면, 장애인 비만 유병률은 2002년 35.7%에서 해마다 증가해 2008년 39.5%로 올라간 이후 2011년까지 39.4%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중 하지 지체장애와 정신장애의 경우, 46%, 48.7%인데 반해 비장애인의 비만 유병률은 2002년 33.7%에서 2011년 30.9%로 하락해 대조를 이뤘다.
비만은 선천적 장애 및 교통사고나 뇌 질환으로 후천적 장애가 된 이들에게 생존을 위해 평생 안고 가야 할 가장 위험한 질병이다. 따라서 정부가 이들을 수용하는 요양시설 확충보다는 이들을 병을 꾸준히 관리해줄 수 있는 방안에도 좀 더 신경을 써 복지정책을 펴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MK패션, photopar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