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니모리 등 100시간 수분 크림, 진짜 효과 있을까?
- 입력 2014. 01.20. 14:16:54
- [매경닷컴 MK패션 조혜원 기자] 24시간, 72시간, 100시간까지 피부에 수분을 지속시켜준다는 화장품들이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수분’은 피부 고민이나 화장품을 선택할 때 늘 중심에 있는 주제로, 이러한 고민 해결을 100시간이나 보장해준다니 혹하지 않을 수 없는 것.
하지만 시술로도 완벽하게 보장하지 못하는 파격적인 장시간의 수분 유지가 과연 화장품을 한 번 바르는 것만으로 가능할까?이에 대한 답은 이러한 광고를 허용하는 기준에 있다. ‘00시간 보습 지속’이라는 문구로 광고를 하기 위해서는 ‘화장품 표시·광고 실증을 위한 시험 방법 가이드 라인’에 따른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이 테스트는 적정 온도와 습도 조건의 실내에서 한 쪽 부위에 제품을 도포하고 반대쪽에는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후 수분도를 측정하는 기계로 일정 시간이 지난 뒤 양쪽 부위의 수분량을 측정해 수분 지속도를 판단한다. 실제로 시험 결과 ‘00시간이 지속된다’는 광고 문구는 틀리지 않았다는 것.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반박한다. 광고에서 주는 느낌처럼 수분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대조 부위와의 차이로 판단하는데다, 이는 아무것도 안 발라도 촉촉하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이다.
또 이러한 제품들이 글리세린, 실리콘 오일, 합성 오일류가 주요 베이스로 소비자들이 원하는 피부 속의 촉촉함이 아닌 피부막에 강한 막을 씌워 단순히 수분을 날라가지 못하게 한다는 것으로 이는 모공을 막아 트러블을 유발하고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수분 지속 실험에서 인정된 수치도 피부 수분도가 아닌 피부를 덮은 오일 성분의 지속도라고 생각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대표 제품 성분 분석
-피부 속 수분 채우기 아닌 수분막 씌우는 화학 성분 대부분
-과도한 보습막은 트러블 유발할 수 있어
그렇다면 실제로 이러한 화장품에 어떤 성분이 들어있는지, 위와 같은 제품 중 대표적인 토니모리의 플로리아 뉴트라 에너지 100시간 크림의 전성분을 살펴봤다.
우선 토니모리에서는 이 제품이 100시간 수분력을 유지하는데 일등공신으로 아르간 오일을 내세운다. 광고 사진과 문구에 모두 ‘아르간 오일’과 ‘100시간 보습’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전성분을 살펴보면 홍화추출물 다음으로 ‘글리세린, 하이드로제네이티드폴리데센, 디프로필렌글라이콜, 카프릴릭/카프릭트리글리세라이드, 하이드로제네이티드폴리(C6-14올레핀), 세테아릴알코올, 1,2-헥산디올, 디메치콘, 사이클로메치콘, 식물성오일, 정제수’ 등 순으로 표시돼 있다.
‘글리세린’은 보습제로 많은 화장품에 사용되는 성분이며, 세 번째로 나오는 ‘하이드로제네이티드폴리데센’은 수분증발차단제로 미국 환경 연구단체에서 제공하는 딥 스킨 사이트에서 위험도가 높지는 않지만 성장, 생식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고 알러지 유발 가능성이 있다고 나타내고 있다.
‘디프로필렌글라이콜’은 분자구조가 커서 피부에 잘 침투되지 않아 피부막을 만들어 피부 수분을 유지해주며, ‘카프릴릭/ 카프릭트리글리세라이드’는 카프릴릭애씨드와 글리세린의 혼합물이다.
‘디메치콘’과 ‘사이클로메치콘’은 화학 성분인 실리콘 오일로 디메치콘은 화장품 유해 성분으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던 성분이다. 바르는 순간 피부에 보호막을 형성해주지만 모공을 막아 수분 증발을 차단해 트러블을 유발하고 자극적이기 때문이다.
위의 성분들은 모두 피부에 수분을 공급하는 성분이기보다는 피부에 막을 씌우는 성분으로 앞서 설명한 테스트에서 수분 지속도가 높다는 결과가 나올 수는 있지만 소비자가 원하는 피부가 촉촉해지는 것과는 다른 의미의 효과를 제공하는 것이다.
브랜드에서 보습 성분으로 내세우던 아르간 오일은 전성분표에서 30번째 이상 뒤로 밀려나 있다.
’00 시간 지속’ 문구를 단 화장품들은 테스트에서 정당한 결과를 얻은 제품들이 맞다. 하지만 소비자가 원하는 촉촉한 피부와 피부 속 수분력과는 별개의 의미일 수 있으며 오히려 과도한 보습막 형성은 피부에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둬야 한다.
[매경닷컴 MK패션 조혜원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토니모리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