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입브랜드의 애끓는 속사정 “가격 내리라고? 해외 직구 늘고, 관세 혜택은 없는데”
- 입력 2014. 01.20. 16:38:45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한-EU 관세 인하에도 불구하고 한국으로 수입되는 유럽패션제품들의 소비자가가 인하되기는커녕 오히려 해마다 10~30%씩 상승하고 있어 여론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이에 대해 관련 업계는 명품과 해외 컨템포러리 브랜드 간 엇갈리는 속사정이 오해를 키우고 있다고 항변하고 있다.일부 명품 브랜드의 경우 과도하게 가격을 올리는 것이 사실이나, 로컬브랜드와 소비자가가 엇비슷해진 수입 컨템포러리 브랜드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고 관련 업계는 전하고 있다.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관세는 생산지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실제 유럽에서 수입되는 제품의 상당수가 중국을 비롯한 제3 세계에서 생산하고 있어 관세 인하가 적용되는 경우는 극히 미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뿐 아니라 최근에는 해외 직구가 수입 컨템포러리 브랜드 매출을 위협하고 있다. 해외 직구족이 늘면서 정상적인 경로로 수입되는 중고가 해외제품의 경우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고 있다.
한 수입브랜드 관계자는 “해외 직구를 하면 현지 가격으로 구매하게 된다. 더욱이 최근에는 해외 직구가 일반화되면서 구매대행사이트 조차 통하지 않아 대행수수료도 붙지 않는다. 정말이지 국내 업체로서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가격에 소비자들이 구매하고 있다”며 해외 직구와의 경쟁은 생각조차 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백화점과 수입업체 모두 이런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수입브랜드라도 있어야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에 벙어리 냉가슴 앓듯 끌어안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수입브랜드 백화점 입점 수수료는 평균 32%대로 로컬브랜드 37%에 비해 낮은 수치이다. 반면 수입업체는 단일 브랜드로 올릴 수 있는 매출이 한정돼있어 백화점 매장 운영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최근 수입브랜드를 전개하는 패션업체들은 본사와 거래에서 소비자가격을 현지가에 1.5배로 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하는 추세라고 관련 업계는 말한다.
그런데 1.5배 소비자가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수치라는 것이다. 이렇게 하려면 본사에서 자신들의 마진을 줄여야 하는데 한국으로 수출되는 물량이 많지 않아 손해를 감수하려 하지 않는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럴 경우, 한국 수입업체들이 마진을 줄이는 수밖에 없는데 수입 브랜드는 로컬 브랜드와 달리 마진이 3배수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이보다 더 낮출 경우 운영 자체가 불가능하게 된다.
따라서 일부 업체들은 캐나다구스처럼 시즌제 매장 운영을 하는 브랜드를 부러워하기도 해 수입브랜드 상황을 실감케 했다.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MK패션 DB,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