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응답, 필요 없다. 공중파 최고” 패션가, 케이블TV 외면 `참신함보다 시청률`
입력 2014. 02.01. 16:29:07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의 패션담론]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의 '꽃보다' 시리즈에 이어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의 '응답하라' 시리즈 등 케이블TV에서 연일 인기 프로그램을 쏟아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패션계는 여전히 공중파 투자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패션업체들은 모바일 통해 확산되는 바이럴 효과로 인해 매체를 통한 광고보다 제품 협찬 및 제작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작가와 PD, 출연진에 따라 프로그램의 수익이 좌우되는 것이 기정사실이 됐다.
드라마의 경우, 패션계는 매출 파워가 있는 배우들이 캐스팅됐는지에 따라 협찬 여부를 결정한다. 또한, 스타 작가와 PD가 드라마 성공 여부를 좌우함에 따라 이들의 역량에 의해 제작지원 규모가 결정되기도 한다.

참신하고 파격적이어도 시청률 낮으면 ‘허사’
그런데 최근에는 케이블TV 프로그램이 화제가 되면서 패션업체들 사이에서 협찬이나 제작지원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진화된 리얼 버라이어티, 노골적 표현이 오가는 토크쇼, 참신한 소재의 드라마 등 파격적인 콘셉트로 연일 화제가 되고 있지만, 여기에 선뜻 제작 지원을 하겠다고 나서는 패션 업체는 찾아보기 힘들다.
한 패션업체 관계자는 “응사가 시청률 10%를 넘겼지만, 웬만한 공중파 드라마는 이 정도는 기본이다. 시청률로 봤을 때 케이블TV에 투자하는 것은 모험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케이블TV는 타깃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분명 이점이 있다. 그러나 현재 드라마 협찬이나 제작지원에 참여하는 패션업체들의 경우 불특정 다수의 소비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케이블TV와 합을 맞출 수 없다”고 설명했다.

거부할 수 없는 유혹, 소비파워를 가진 핵심 세대 공략
이는 최근 케이블TV가 차별화된 콘텐츠로 명확한 콘셉트를 지향하고 있는 데 따른 명암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꽃보다 할배와 꽃보다 누나는 패션업체들의 케이블TV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의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꽃보다 할배는 건강한 시니어 문화 확산이라는 점에서 엄청난 파급력을 창출했다. 그러나 패션업체들은 이 프로그램에 대한 협찬이나 제작지원 의사를 밝히지 않는다.
반면 ‘꽃보다 누나’는 40대 주부들의 워너비 스타인 김희애와 이미연을 등장시킴으로써 일거양득의 효과를 끌어냈다.
낯선 곳으로의 여행이라는 문화적 요소에 김희애와 이미연이 입고 달고 나온 모든 아이템이 높은 판매율을 기록하면서 ‘완판 스타’를 배출한 프로그램이라는 이력을 더하게 됐다.
이는 꽃보다 할배가 방영된 이후 여행지에 대한 정보만 노출되던 것과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패션계는 꽃보다 누나는 스타일 롤 모델 역할을 하는 출연진을 등장시켰다는 점에서 현재 주력 소비층의 마음을 흔들었다고 분석했다.

문화적 파급력이 창출하는 또 다른 ‘가능성’
그렇다고 너무 현실적인 복고 재현으로 패션 소비를 끌어내지 못했던 응답하라 시리즈나 70대 노년층이 출연해 패션업체들의 마음을 전혀 동하게 하지 못했던 ‘꽃보다 할배’는 공룡처럼 현 소비사회에서 사라지게 될까.
이들이 가진 문화적 파급력은 패션 등 일부 산업에 편중된 관행을 깨고 여러 산업부문을 미디어로 흡수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활동하는 시니어 문화를 조성해 시니어 세대를 소비시장으로 끌어내고 있다.
꽃보다 할배는 3차 여행 일정이 미디어를 통해 알려지기도 전에 이미 협찬이 완결되는 등 유명세를 실감하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응답하라 시리즈 역시 한정된 드라마 소재 폭을 넓혔다. 무엇보다 협찬 제품 노출을 위해 작위적으로 스토리를 짜내거나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유사한 장면이 반복되는 등 점점 시트콤화 되는 현 드라마 제작 관행에 경종을 울렸다.
이뿐 아니라 무명배우를 톱스타 대열에 올리는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자원 확대라는 부가가치를 끌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참신과 파격을 추구하는 콘텐츠들이 끊임없이 재생산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확언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패션계는 결국 시청률이 관건이라는 입장이다. 순수 상업방송을 지향하는 만큼 케이블TV가 10%를 밑도는 시청률을 극복해야 기업의 관심과 참여를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패션계는 말하고 있다.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tvN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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