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은 SPA와 경쟁 중?” 소비 양극화와 소비 위축의 모호한 차이
입력 2014. 02.05. 16:53:18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의 패션담론] 전 세계적 경기불황이 장기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명품과 초저가 SPA 브랜드들이 시장 점유율 경쟁을 벌이는 기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명품과 SPA 모두 막강한 자금력과 인프라를 갖춘 기업형 브랜드라는 점에서 대결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두 그룹이 경쟁을 벌일 만큼의 충분한 소비층을 확보하고 있는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불황 진입기에서 ‘명품 종말론’이 거론될 정도로 위기를 맞았던 명품산업은 세컨드 브랜드를 론칭하며 궁여지책으로 시행해온 가격 낮추기 전략에서 한발 물러서는 분위기이다. 또한, 명품이 본연의 모습을 되찾아가는 과정에서 SPA브랜드들은 궁핍해진 대중들을 끌어안으며 고도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가 및 중고가를 포함하는 밸류존이 붕괴돼 패션시장은 모래시계 형태의 비정상적인 구조가 됐다. 소비 양극화는 중산층이 붕괴된 계층구조의 양극화와 맞물려 현 패션시장을 회복 불능의 국면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때문에 암묵적으로 공생공존 관계를 유지해온 초고가 ‘명품’과 초저가 ‘SPA'가 날을 세우기 시작했다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불편한 공존 ‘콜라보’, 이제는 그만?
‘명품 종말론’까지 거론될 정도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명품 브랜드들은 자존심을 버리고 SPA 제품 디자인에 참여했다.
그러나 SPA 콜라보 트렌드를 주도한 명품 브랜드들의 유명 디자이너들을 최근 콜라보 작업 디자이너 명단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이는 소비자들이 정형화된 명품보다는 자유분방한 스타일을 추구하는데도 이유가 있지만, 굳이 콜라보를 할 필요가 없어진 명품 브랜드 디자이너들의 심리도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패션계의 해석이다.
이뿐 아니라 최근 SPA브랜드들의 콜라보 라인 판매가 저조해 명품과 SPA 간 전략적 공존이라는 균형이 깨지고 있다.
한 패션계 관계자는 “저가 제품을 만드는 데 충실해야 하는 SPA와 가격을 높이는 데 열중하는 명품이 더는 불편한 공존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그러나 이를 두고 대립각이라고 해석할 수는 없다. 단지 극단의 두 지점에서 이루어지는 소비자 공유 현상이 시장 흐름을 유연하게 해왔으나, 최근에는 이 같은 흐름이 차단되고 있는 듯하다”고 개인적인 해석을 덧붙였다.

2% 부족한 소비 양극화
소비가 명품과 SPA 극단으로 치우쳐 있지만, 소비자들의 구매패턴은 하나로 규정하기 힘든 복잡성을 드러내 시장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가방, 시계 등 특정 품목 소비만 급증하는 명품 구매의 쏠림현상은 명품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는 명품 소비 초기 단계에서 보이는 전형적인 구매패턴으로, 불황으로 명품 소비 역시 과거로 역행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SPA 역시 품질과 디자인 문제로 소비자 이탈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초고가와 초저가의 극단적 구매패턴에 대한 우려마저도 존재하는 않는 현상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최근 동향은 소비 양극화 보다는 소비 위축에 의한 현상으로 해석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는 해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품과 SPA는 현재 패션시장 규모를 결정짓는 축을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의 보이지 않는 시장 경쟁은 소비 양극화든 소비 위축이든 간에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MK패션, photo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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