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도 강요하는 쇼핑 문화
입력 2014. 02.21. 10:38:03
[매경닷컴 MK패션 조혜원 기자] 현대인의 만성 피로감과 스트레스로 인해 치유의 뜻을 가진 ‘힐링’이 메가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경제 호황기에 불었던 ‘웰빙’ 트렌드가 장기적인 경기 침체로 인해 사람들에게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줄 ‘힐링’으로 옮겨간 것이다.
하지만 이런 트렌드로 인해 수많은 상품에 힐링이라는 말이 붙기 시작했고, 오히려 힐링 트렌드가 현대인의 경쟁과 스트레스를 부추기고 있는 분위기다.
트렌드에 민감한 화장품에도 여기저기 힐링이라는 단어가 붙고 있다. ‘피부와 마음에 힐링을 제공하라’, ‘화장품으로 힐링하세요’ 등의 문구로 홍보를 하기도 하고, 자연 성분을 앞세워 힐링 효가가 있다고 내세우기도 한다.
그렇다면 화장품이 어떻게 힐링을 해 줄 수 있을까? 화장품 브랜드에서 내세우는 것은 대부분 성분이다.
빙하수, 해양심층수, 이온수 등 화장품에 함유된 물과 사해의 미네랄 성분, 북극 아이슬란드의 자연 성분, 화산에서 얻은 성분 등 원초적인 자연으로 회귀하는 성분들을 제시한다. 또 장미, 라벤더 추출물 등 식물에서 얻은 추출물이나 유기농 원료를 화장품에 함유시킨다.
심지어는 척박한 사막에서 100년 넘게 사는 마법의 씨앗을 넣은 화장품, 퇴적 작용이 일어날 때 지층에 있었던 마사지 돌이 나오기도 했다. 또 링클 힐링 크림, 립스틱이라는 이름으로 주름을 개선해 힐링 효과를 부여했다는 제품들도 있다.
힐링이라는 단어가 붙는 매우 방대한 종류와 콘셉트에 혼란이 오기는 하지만, 위의 제품이나 성분에 어떠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브랜드에서 제시하는 대단한 성분이나 효과가 ‘힐링’과 얼마나 밀접한지는 생각해 볼 문제다.
힐링의 의미는 일차적으로 ‘치유’이지만 더 나아가 몸과 마음의 건강과 균형을 의미한다. 하지만 상품화된 힐링은 어떠한 특정 성분에 얽매이거나 주름을 없애야 한다는 또 다른 경쟁을 만들고, 힐링이라는 이름 아래 소비자를 향한 또 다른 자극을 만들어 내고 있다.
소비자들은 브랜드에서 추구하고 내세우는 ‘힐링 상품’에 휩쓸리지 말고 자신의 몸과 정신의 균형과 건강을 잡아줄 힐링 문화를 스스로 만들고, 그 기준 안에서 진정한 힐링 효과를 불러올 제품을 선별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매경닷컴 MK패션 조혜원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MK패션, photo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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