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뷰티 시장, 충성은 ‘샤넬’ 구매는 ‘로컬’, 왜?
- 입력 2014. 03.14. 10:00:04
- [매경닷컴 MK패션 임소연 기자] 13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여의도 C호텔에서 제1회 메이크업 인 서울이 열린다.
이번 행사에서 데이터 분석가 필립 줄당(Philippe Jourdan)은 10년간 연구한 약 250개 자료, 30개 국가, 40만 건 인터뷰를 기반으로 유럽, 미국, 아시아 화장품 브랜드의 가치와 각 나라별 구매 성향에 대해 알렸다.아시아 뷰티 시장 잠재력에 대해 필립 줄당은 “중국의 시장 규모가 단연 크다. 그러나 한국 여성 고객의 화장품 구매력이 굉장히 높았다”며 “한국 소비자의 구매 습관이나 메이크업에 대한 관심이 이런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각 나라별 소비자 1명이 한해에 구매하는 화장품 개수를 조사한 결과, 한국 소비자는 연간 13개 제품을 구매해 미국 12개, 프랑스 6개, 중국 8개, 일본 5개, 대만 6개와 비교, 가장 높은 구매 수치가 나왔다. 이에 한국 뷰티 시장에서는 연간 총 1억 4백만 개 뷰티 제품이 팔려나가는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한국 소비자는 제품을 접한 뒤 바로 구매하지 않더라도 추후에 구입 의사가 생기는 경우가 높아 뷰티 시장 잠재력 역시 큰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한국 뷰티 시장은 타 국에 비해 국내브랜드보다 수입브랜드에 강한 애착을 보이는 점이 눈길을 끈다. 실상 프랑스는 디올, 미국은 맥으로 로컬브랜드에 가장 높은 매출 추이를 보인 반면 한국 뷰티 시장에선 꾸준히 샤넬이 각광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필립 줄당은 “프랑스와 미국에선 평균적으로 국내브랜드가 수입브랜드에 비해 높은 영향력을 보이고 있다. 이는 화장품 선택에 있어서는 나라별 문화나 피부 타입이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독특하게도 한국에서는 “브랜드 이미지와 인지도가 구매력을 자극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나타났다”고 전해 이미지에 치중하는 한국 소비자의 구매 심리를 단적으로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물론 이런 결과가 따른 데는 한국 뷰티 시장이 스킨보다 색조 메이크업에 열광하고 있는 점도 뒷받침된다.
또 필립 줄당은 한국 뷰티 시장의 또 다른 특징으로 “브랜드 충성도는 샤넬에 있지만 의외로 시장 점유율은 낮았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소비자가 브랜드에 갖고 있는 이미지가 낮은 편임에도 시장 점유율이 굉장히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런 흐름에 필립 줄당은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나 인지도가 굉장히 높아도 판매처가 적으면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다”고 말했다. 즉 온, 오프라인을 통해 특정 브랜드에 대해 많이 들어 온 소비자도 판매처가 별로 없기 때문에 구매에 접근할 기회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한국 뷰티 업계는 시장 내 독특한 구조와 변화무쌍한 소비 심리에 보다 집중하는 것이 이미지와 시장 점유율 두 마리 토끼를 잡을 방법으로 보인다.
[매경닷컴 MK패션 임소연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 필립 줄당 자료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