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함에 중독되다” 성형 역풍 일으키는 ‘우아한 여우’
입력 2014. 05.19. 16:31:55
[시크뉴스 한숙인의 미색탐구] 성형을 향한 미친 열기의 핵심은 ‘크게, 작게, 어리게’이다. 눈과 코는 크고 높게, 얼굴은 작고 어려 보이게. 사람들은 이구동성 “텔레비전에 저렇게 어리고 예쁜 애들이 쏟아져 나오는 데”라며 성형을 수긍해왔다.
그러나 최근 성형 역풍이 불고 있다. 성형을 일생의 과업으로 생각하며 외모에 집착했던 이들이 얼굴을 되돌리기 위해 복원 수술을 감행하는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의 중심에는 획일화된 미로 상징되는 강남 미녀가 아닌 자신만의 매력으로 승부를 거는 여배우들의 성공적 행보가 있다.
최근 종영한 JTBC ‘밀회’는 20살 연하남과 파격적 멜로라는 다소 자극적인 소재였지만, 이 드라마는 윤리적 논란을 피해갔다. 방영 내내 화제를 몰고 다닌 드라마의 성공에는 우아한 매력의 김희애 역할이 컸다.
반면, tvN ‘마녀의 연애’는 시청률도 화젯거리도 되지 못한 채 뻔 한 트렌디 드라마의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 엄정화는 동안에 섹시하고 귀엽기까지 하지만 시청자들은 그를 보면서 더 이상 예전의 매력을 떠올리지 못한다. 오히려 그의 연기력은 외모로 반감되는 듯한 느낌이어서 안타까움 마저 든다.
비단 40대 여배우들뿐 아니라, 50대의 차화연 역시 마찬가지다. 극 중에서 반찬가게 아줌마 역할을 해도 감출 수 없는 우아한 아우라는 중년의 로맨스에 공감대를 더했으며, KBS ‘빅맨’에서 재벌가 사모님으로 돌아오면서 특유의 우아함에 독함을 더해 극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이전의 중년 배우들에게서 풍기는 전형적인 중년 아줌마 같은 풍모를 찾기 어려운 차화연은 중년 여배우의 패러다임을 교체하는 전환점이 되기도 했다.
이처럼 요새 뜨는 여배우들의 한 축에는 서양식 외모를 갖지 않은 4050세대의 중년 배우들이 있다. 이들 역시 어떤 방식으로든 관리하고 있겠지만, 자신만의 변하지 않는 매력을 지키고 있어 ‘성형’의 잘못된 숭배의식을 깨뜨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19일 MBC ‘생방송 오늘 아침’에서 복원 수술을 감행하는 여자들의 사연이 방송됐다. 한 여성은 앞트임 수술을 한 후 인상이 강해 보인다는 말이 듣기 싫어서 눈 화장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면서 수술 후 만족감을 표시했다. 또 한 여성은 원래 얼굴이 동안이었는데 코 수술 후 나이 들어 보인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면서 성형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처럼 여성들이 복원수술을 통해서 되찾고 싶은 것은 아름다움보다는 원래 자신이 갖고 있던 매력이다.
미디어는 획일화된 서양식 미의 기준을 적용하는 성형 열풍의 원인 제공자였다. 그러나 이제는 우아함에 중독돼 자연스러운 매력을 유도하는 성형 역풍을 일으키는 아이러니를 연출하고 있다.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JTBC, KBS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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