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션시장의 계급시대 종말 “콘셉트만 맞으면 OK” [패션톡③]
- 입력 2014. 07.09. 13:25:04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시장물건과 브랜드 제품, 로컬과 수입 등 패션시장에서 보이지 않게 존재해오던 계급과 서열의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
한때 백화점에서 시장물건을 파는 것은 소비자의 신뢰도는 물론 상도의에 위배되는 행위로 지탄받아 왔다. 그러나 지금은 콘셉트라는 명분 아래 모든 것이 뒤섞여 브랜드의 출신 성분을 구분 짓기조차 어려워졌다.신세계백화점은 ‘신세계앤코’에서 컨템포러리를 콘셉트로, 신진디자이너브랜드들로 구성된 편집매장을 전개하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점은 개방형 MD로 개편한 이후 수입브랜드가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낮선 듯 익숙한 이름의 신진디자이너브랜드들이 매장 중심부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백화점 중에서도 유독 고급스러운 이미지 관리로 정평이 나 있는 이들 백화점이 선택한 디자이너 상당수가 동대문에도 매장을 운영하는 오너 디자이너 브랜드들로, 과거에는 감히 기존 로컬이나 해외 브랜드와 자리를 나란히 할 수 없는 서열이었다.
어패럴들은 불과 1, 2년 전만 해도 백화점들이 신진디자이너라는 명분 아래 동대문을 영역을 벗어나서는 안 되는 물건을 파는 것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당시 패션 관계자들은 “백화점이 스스로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 백화점의 정체성을 포기하는 이 같은 행위는 결국 패션시장 전체를 회복불능의 상황으로 몰아붙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불과 짧은 시간이지만 지금 그들은 “콘셉트가 가장 중요하다. 요새처럼 다양성이 공존하는 시대에 해외와 로컬, 재래시장과 브랜드를 구분하려는 것은 진부하다”라며 전혀 다른 입장의 말을 쏟아내고 있다.
무엇보다 이때 ‘가치’를 역설하던 어패럴들 중, 재래시장 사입매장을 운영하거나, 금기처럼 여겨졌던 홈쇼핑에 뛰어드는 등 다운 트레이딩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 패션업체 대표는 “흐름에 맡길 필요가 있다. 개개의 현상에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하거나 각을 세우게 되면 스스로만 힘들어질 뿐이다”라며 변화에 유연한 태도를 가질 필요가 있음을 역설했다.
지금은 콘셉트의 시대다. 편집매장이 진화하면서 어떤 가격대의 어느 나라 브랜드냐 보다는 콘셉트에 적합한 제품이냐 아니냐가 더 중요해졌다.
앞으로 패션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전환될지 현재로써는 알 수 없다. 확실한 것은 브랜드 계급시대는 끝났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시크뉴스 photopar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