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면받는 남성의 화장품 소비욕 “남성화장품 지대는 아직?” [남성상위시대④]
- 입력 2014. 07.31. 11:42:22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남성들의 외모 가꾸기가 유행이 아닌 일상으로 정착하고 있음에도 아직 화장품에서 남성 소비층은 구색 맞추기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백화점의 로열층인 1층과 지하 1층의 화장품 코너들은 몇몇 브랜드들에서 남성용 제품을 갖추고 있지만, 여성 편향의 매장에 남성들이 선뜻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남성들의 화장품 구매력은 전 세계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고 있어 소비와 서비스 사이의 불균형이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해 8월 화제가 된 영국 시장조사기업인 유로모니터가 실시한 국가별 남성피부 관리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 남성 1명당 피부 관리 제품 구입액은 11.33달러로, 2위인 덴마크(4.7달러)보다 2배를 넘어섰다. 국가별 매출액 역시 한국이 6,300여억 원으로 1위를 차지해 세계시장의 21%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 남성들의 화장품 구매 파워를 보여주는 것으로 일본이 2,900여억 원으로 2위를 차지해 대조를 보였다.
조사 자체의 신빙성에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한국 남성들의 화장품 구매 의지가 정당하게 대우받고 있지 못함을 설명하기에 충분한 자료이다. 남성의 왕성한 화장품 소비력을 입증하는 자료는 넘쳐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해 4월 전국 15세 이상 국민 1천 498명을 대상으로 화장품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남성 498명 중 45명(9.8%)이 색조화장품을 사용한다고 응답했으며, 비비크림(97.8%)을 가장 선호한다고 답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7월 실시한 ‘안티에이징 산업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에서는 남성의 경우, 헤어케어 제품 활용도가 36.8%, 기능성 화장품을 사용한다는 응답자는 24.4%로 나타났다.
이처럼 남성들은 기초제품은 물론 기능성, 색조화장품에 이르기까지 고른 구매를 보이고 있었지만, 백화점은 물론 화장품브랜드숍 모두 남성들을 위한 서비스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백화점은 남성용 화장품을 남성복 층에서 판매하고 있으나, 브랜드가 몇몇에 한정돼 남성들의 욕구를 채우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처럼 남성 소비층에 인색한 한국과 달리, 일본 이세탄 백화점은 남성관 1층에 화장품존을 별도로 구성해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구성, 남성들이 원하는 제품을 쉽게 편하게 고를 수 있는 공간을 구성했다.
파코 언더힐은 쇼핑의 과학에서 “일단 남성에게 자신의 취향에 맞는 제품과 그것을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보라. 그것만으로도 성공적인 출발이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도 건강용품과 미용용품, 그리고 화장품 코너는 여성이 선호하는 디자인으로 설계돼있다”고 말했다.
남성들을 위한 화장품 지대는 위기에 처한 백화점이 화장품 매출에 전환점을 마련해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또한, 비슷비슷한 제품에 가격으로만 승부를 건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화장품브랜드숍 역시 극적인 이미지 개선을 이룰 기회일 수 있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MBC '나 혼자 산다' 방송화면 캡처, MK패션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