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향수 담는 법, ‘샤넬’이냐 ‘조말론’이냐는 종이 한 장 차이 [향이야기①]
- 입력 2014. 11.03. 09:26:20
- [시크뉴스 임소연 기자] 최근 몇 년 새 ‘향’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급격히 늘고 있다. 또 향에 대한 소비트렌드도 변화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앞서 국내 향 시장은 각종 유명 브랜드의 향수를 중심으로 한 경우가 대표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향 자체에 대한 관심과 자신이 선호하는 향에 대한 선호 현상이 일고 있다. 이에 국내 시장에도 조말론, 딥디크, 갈리마드 등 정통 향수 브랜드가 대거 들어오는가 하면 자신만을 위한 맞춤형 향수를 만들어주는 브랜드들도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이런 흐름에 대해 향기 연구소 센토리의 김아라 센티스트는 “한동안 소비자들은 향수 역시 패션의 일부로 여겼다”라며 “기존에는 샤넬, 프라다, 톰포드 등 럭셔리 패션 브랜드의 향수에 열광했다면 최근 5년 동안 갑자기 향 자체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조말론, 딥디크 같은 니치(Niche)향수가 유행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사실 럭셔리 브랜드 향수라든지 니치향수라든지는 향수 회사들이 마케팅적 전략을 어떻게 짜느냐는 한 끗 차이의 결과”라며 “럭셔리 브랜드 역시 조향사를 두고 향을 만들지만 트렌드에 따라 상품가치를 높이기 위해 어떻게 향을 포장 하느냐의 차이”라고 강조했다.
럭셔리 향수 브랜드들은 앞 다퉈 어떤 배우, 모델이 해당 향수를 뿌린다는 식의 마케팅을 하곤 한다. 반면 니치향수 브랜드에서는 영국 황실에서 쓰이던 유서 깊은 향, 누가 쓰던 향, 어떤 장인이 인증한 향 등 향 자체의 로열티를 강조하는 경향이 짙다.
김아라 센티스트는 “럭셔리 브랜드 향수가 주춤하는 사이 니치향수가 여전히 강세다. 그러나 최근에는 조향사가 어떤 예술품, 어떤 자연 환경 등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향수, 조향사와 향수 자체가 예술가이며 예술이라는 점을 부각시킨 아트향수가 신흥 트렌드 대열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이에 이미 해외에는 니치향수 뒤를 이어 유명 조향사의 예술적 가치를 부각시킨 다수의 아트향수 브랜드가 자리 잡은 상태다.
또 국내에도 작은 규모이지만 한국인 조향사가 어떤 예술적 영감을 바탕으로 어떤 이야기를 담아 만들었다는 것을 강조한 향수 브랜드가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김아라 센티스트는 “한국 아트향수 시장은 이제 막 시작 단계이다. 등장 당시와 비교했을 때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나, 물론 잘 되지 않는 곳도 많다”고 전했다.
그는 “국내 시장 자체가 워낙 향수를 만들고 유통하는 것이 쉽지 않은 구조이다. 또 상품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브랜드 파워가 중요한데 이를 온전히 조향사의 감성, 예술적 기질 등 아트라는 속성으로 채울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라며 “아직은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는 포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향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과 인식 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시장도 다변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소비자들의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해 어떤 포장 방식을 택하느냐가 로컬 향수 브랜드들의 향후 전망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임소연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 유튜브 캡처, 조말론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