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최대 패션 이벤트? 참가 디자이너 수준 논란 [차이나 패션위크 ⑨]
- 입력 2014. 11.07. 14:10:46
- [시크뉴스 김희선 기자] 지난해보다 33% 증가한 규모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규모를 자랑한 2015 S/S 차이나 패션위크.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수준 미달인 컬렉션이 속속 등장하면서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주관적 잣대로 예술을 평가하는 것은 가혹하다. 하지만 마치 대학교 졸업작품전처럼 예술성만 강조한 의상들이 계속 등장하는가 하면 지루하거나 특징 없는 옷으로 혹평받은 무대도 잇따랐다. 특히 엇비슷한 오리엔탈리즘 콘셉트의 쇼가 10월 30, 31일에 집중되면서 끝없이 쏟아져 나오는 옷들은 피로감을 더했다.중국의 한 패션 기자는 디자이너 어워드 제도의 구조 자체를 그 이유로 분석했다. 그는 “디자이너 어워드, 즉 경쟁 부문 쇼의 수준은 차이나 패션위크의 비경쟁 컬렉션 수준보다 일반적으로 낮다. 유명 디자이너들은 이미 탄탄한 벤더와 플랫폼이 있어 협회의 지원에 기댈 필요가 없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디자이너들은 유명세를 얻으려 경쟁에 뛰어든다. 이에 검증되지 않은 몇몇 디자이너들이 수준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라 설명했다. 이와 함께 그는 비경쟁 컬렉션도 함께 보면서 전체적인 패션위크의 수준을 가늠하기를 권했다.
물론 지금은 유명해진 몇몇 디자이너들도 처음엔 디자이너 어워드로 출발했다. 하지만 관계자들은 패션위크 참가 디자이너의 수준과 자질이 제각각임을 지적하며 이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그들은 올해 여성복 부문에 많은 쇼가 편중된 점을 지적하며 복종과 콘셉트가 겹치지 않도록 조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주최 측은 올해 참가자의 반 이상이 차이나 패션위크의 문을 처음 두드리는 디자이너들이라 밝혔다. 많은 디자이너의 참여를 유도하고 우수한 이들을 육성하는 것은 분명 가치 있는 일이지만, 검증되지 않은 디자이너의 수준을 어떻게 적정선으로 맞추는가에 대한 논쟁도 분명 필요하다.
이에 대해 중국 패션 관계자들의 평가는 특히 냉혹했다. 함량 미달인 디자이너의 참가를 제한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는가 하면 이들을 지원하는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근본적인 육성책을 논하기도 했다.
지난해 디자이너 어워드의 한 심사위원은 “환경보호와 지속가능성이 별다른 것이 아니다. 수준 낮은 쇼는 아예 하지 않는 것이 수많은 자원과 인력,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일이다. 만들지 못하는 게 없는 나라에서 그저 무조건 옷을 만들어서 거창하게 무대에 올리는 일은 의미가 없다. 엄격하게 수준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뼈 있는 한마디를 남기기도 했다.
한 전문가는 차이나 패션위크의 짧은 역사를 거론하며 “패션위크가 1997년에 시작했지만 처음엔 그저 중국 내 패션업계의 정기적인 이벤트였을 뿐이다. 2011년에 벤츠와 전략적 제휴를 맺으며 VIP를 초청하고 주목받으면서 일반인도 참관하는 행사로 커진 것”이라 설명했다. 그는 “예전에 비하면 분명 나아졌지만 최근 2~3년 동안 패션위크의 수준은 비슷한 편”이라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그런가 하면 한 의상학과 교수는 혹평을 받은 어느 브랜드가 막상 시장에선 독보적으로 잘 팔린다는 사실을 거론하면서, 스타일 수준과 시장에서의 판매는 다른 카테고리임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시즌 ‘10+3 리믹스(10+3 Remix)’와 같은 젊은이들의 쇼는 기성 디자이너 무대보다 신선하다는 평을 받으며 차이나 패션위크의 잠재력을 보여줬다. 한 관계자는 “최근 영국, 이탈리아, 미국 등에서 앞선 패션교육을 받고 국제적 경험을 쌓은 디자이너들이 앞으로 차이나 패션위크를 이끌어갈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하기도 했다.
차이나 패션위크가 세계적 행사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행사 규모와 참가 디자이너의 수를 늘리는 일에만 주력할 게 아니라 전체적인 수준 향상이 절실하다는 평가다.
[시크뉴스 김희선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차이나 패션위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