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우하우스와 국내 작가들의 이색적인 만남 [바우하우스 전시회②]
- 입력 2014. 11.13. 15:23:53
- [시크뉴스 박혜란 기자] 건축과 디자인에서 벗어난 그 동안 알지 못 했던 ‘바우하우스’의 또 다른 면을 만날 수 있는 전시가 관심을 모은다.
‘바우하우스 무대실험-인간, 공간, 기계’ 기자 간담회가 12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렸다. 이날 기자 간담회에는 클라우디아 페렌 독일 바우하우스 데사우 재단 이사장, 크리스찬 힐러, 토르스텐 블루메 독일 바우하우스 재단 큐레이터, 류지연 학예연구관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이번 ‘바우하우스’ 전시는 내년 2월 22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전시된다. 이번 전시는 일반 대중들이 흔히 알고 있는 바우하우스의 건축과 디자인 분야에서 벗어나 무대디자인에 집중한 전시를 선보인다. 익숙한 이름이지만 낯선, 바우하우스의 정의를 되짚어보고 이번 전시에 대해 알아보자.
◆ 바우하우스와 플럭서스의 기묘한 만남
‘바우하우스의 무대 실험-인간, 공간, 기계’ 전시는 지난 2013년 12월 독일 데사우 바우하우스 전시를 시작으로 올해 5월 노르웨이 순회전을 거쳐 11월 한국에서 선보인다. 한국 전시는 앞선 전시와 다르게 기존 전시와 바우하우스의 영향을 받은 한국 작가들의 전시가 소개된다. 특히 한국 작가들의 전시 중에 눈에 띄는 것은 바로 백남준의 작품이다.
백남준은 플럭서스 예술의 대표적인 주자다. 플럭서스는 지난 1962년 독일에서 결성돼 1970년대 초까지 활동한 극단적으로 반 예술적이고 실험적이었던 미술 운동 및 그 예술가들의 무리를 뜻한다.
플럭서스를 대표하는 인물인 백남준의 작품을 이번 전시회에 다루는 것은 대중들의 궁금증을 불러 모은다. 이에 토르스텐 블루메는 “백남준의 기계를 다뤘던 방식이 친근하다고 느껴진다”며 “그런 면이 바우하우스의 정신과 일맥상통했다고 생각해 전시하게 됐다”고 전했다.
또한 바우하우스와 플럭서스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바우하우스는 모더니즘에 아방가르드로 실험적인 요소가 있다”며 “플럭서스는 모더니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고 말했다.
바우하우스는 1919년 설립돼 1933년 폐교됐다. 플럭서스는 1962년 시작됐다. 비슷한 시기에 독일에서 일어났던 예술적 움직임으로 미묘한 듯 다른 상관관계를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다.
◆ 바우하우스의 영향, 국내 작가 참여
백남준을 비롯해 바우하우스의 영향을 받은 국내 작가들의 참여가 이번 전시의 주된 포인트다. 류지연 학예연구관은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을 선정한 이유로 “참여하는 다섯 작가는 일반적이고 포괄적이지 않다”며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면서 연구하는 정신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는 조소희, 오재호, 김영나, 한 경우, 안상수가 참여한다. 다른 작가들도 참여형 퍼포먼스가 중심이 되는 작품을 선보이지만 이번 전시에서 눈여겨 볼 작가는 안상수 작가다.
안상수는 글꼴 안상수체를 개발한 타이포그래피 분야의 그래픽 디자이너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그로피우스의 무대를 훈민정음 라인을 더한 작품을 선보인다.
안상수는 이밖에도 그가 설립한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의 한 반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옮겨 놓았다. 그는 학생들이 작업을 하는 것을 하나의 퍼포먼스로 표현했다.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는 디자인, 사진, 영상, 패션, 퍼포먼스 등 다양한 분야가 하나의 종합적인 조형성을 띈다는 점에서 바우하우스의 교육이념 및 창작과정과 연계할 수 있다.
이번 전시 테마는 바우하우스의 회고전과 그 동안 우리가 알지 못했던 바우하우스의 이면을 알아본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무대 의상 드로잉, 조형 등을 만날 수 있는 점은 새롭다. 다만 이번 한국 전시에서 선보이는 바우하우스의 영향을 받은 한국 작가들이 작품이 확연한 연관성을 찾기는 어렵다. 이들은 이번 전시에서 바우하우스의 영향을 받기 보다는 바우하우스의 이념을 작품으로 재해석 한 것으로 보인다.
[시크뉴스 박혜란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이미화 기자,국립현대미술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