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베네수엘라’, 여성의 ‘사회적 권력’을 보증하는 유일의 통로 [미美와 권력]
입력 2014. 11.17. 11:24:15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성형공화국 한국을 바라보는 전 세계인 시각은 철저한 이중성을 띤다. 수준 높은 성형기술을 신뢰해 몰려드는 성형 희망자들이 있는가 하면 성형으로 비슷비슷해진 한국 여성들의 얼굴에 대한 질타를 쏟아낸다.
그러나 누구도 “왜 성형하는가”에 대한 물음보다는 ‘성형에 의한 미의 규격화’에만 집중적으로 문제점을 제기한다.
SBS 창사특집 다큐멘터리 ‘아름다울 미’는 총 3부작 중 어제(16일) ‘1부. 미, 권력을 탐하다’를 주제로 권력에 오르는 수단, 권력을 나타내는 수단으로서 미를 탐색했다.
이날 방송은 세계 미의 기준이 된 베네수엘라의 사례로 서두를 열었다. 미스 베네수엘라가 되기 위해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교육을 받기 시작한 여성들은 적게는 수년 많게는 십 년 이상을 오직 미스 베네수엘라라는 왕관을 얻기 위해 투신하다.
인터뷰에 응한 여성들 모두 ‘사회적 성공’을 이유로 들었다. 한 여성은 대회 출전을 위해 혀 패치 다이어트 시술을 하는 등 어떤 노력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안정된 직업을 갖고 싶어요. 미디어계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신이 허락하는 한 저는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겁니다”라며 미스 베네수엘라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해 가능한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할 것이라는 의지를 드러냈다.
산업발달이 미흡한 베네수엘라에서 여성이 성공한 사회인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공식 미인으로 인정받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 관습화돼있다.
사회적으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한 여성은 미스 베네수엘라로 선정된 후 기대치 않은 일상을 살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2살짜리 제 딸이 벌써 미스 베네수엘라를 보고 있습니다. 그것은 사회가 만든 것입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방송에서 베네수엘라 모델 에이전시 관계자는 “미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입니다. 완벽한 자연미인은 없습니다”라며 세계적인 미의 기준을 만드는 공장으로서 베네수엘라를 움직이는 신조를 언급했다.
아름다움에 대한 열망은 인간의 본능적 집착이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사회적 약자였던 여성에게 미는 남성과 동등한 사회적 권력을 얻는 유일의 수단이었음을 베네수엘라 사례는 말해주고 있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SBS ‘아름다울 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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