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봉 디자이너 갑질 논란, 패션계 악습 재점화 “직원은 옷도 벗어라” [패션업계 노동현실④]
- 입력 2015. 01.08. 15:50:38
- [시크뉴스 임소연 기자] 국내 패션계 거물급 디자이너 이상봉이 갑질 논란 중심에 선 가운데, 외부에 알려져 있는 디자이너의 품위나 브랜드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허황되고 부조리한 디자인실 상황은 이상봉 디자인실 문제만도 아니다.
현재 인터넷상에 기재된 이상봉 디자인실의 급여 수준은 야근수당을 포함해 견습 10만 원, 인턴 30만 원, 정직원 110~130만 원인 것으로 업계 열악한 상황에 대중의 강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실상 부산컬렉션 기반의 한 디자인실 직원은 “철야 작업에도 2년 여 기간 동안 60만 원에 머물러 있는 급여를 조정해달라고 디자이너에게 요구했다. 돌아오는 답은 서울에 가면 0원으로 일해야 한다. 이 정도면 많이 주는 것이라는 반응이었다”라고 전했다.
이처럼 이상봉 디자인실뿐 아니라 여타 디자인실의 인턴, 어시스턴트의 월급도 최소한의 생계비 보장도 안 될 정도로 적다. 게다가 몇몇 오너 디자이너의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나 불합리한 직원 대우 탓에 디자이너가 되려던 꿈 자체를 접는 이들도 많다.
국내 남성 슈트 브랜드로 어느 정도 입지를 다진 한 디자이너 브랜드 직원의 제보에 따르면, “카피 브랜드나 마찬가지다. 이곳 디자인실에서 일한지 1년쯤 됐는데 한 번도 디자이너가 새 디자인을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지난 시즌 컬렉션에서 진행됐던 옷들을 다시 리폼해서 다음 컬렉션에 올린다”라고 전했다.
또한, “디자인실 직원이 고가의 브랜드 옷을 입고 오면 눈 여겨 봤다가 가져 오라고 한다. 그 옷을 카피한다는 명목으로 2~3달이 지나도 옷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심지어 빌려간 옷을 그대로 컬렉션에 올리기도 했다. 오너 디자이너에게는 제때 돌려달라는 말도 못하니 언제 받을지 노심초사하는 것도 직원이 감당할 몫이다”라며, 비교적 구하기 쉬운 SPA브랜드 제품 외에도 각종 브랜드 카피가 이어지고 있음을 말했다.
이 밖에도 직원에게 돈을 빌리거나 택시비를 대신 내게 하는 등 도리에 어긋난 오너 디자이너의 만행이 제보되고 있다.
저비용, 고효율을 바라는 패션 업계의 관행이 디자인실 직원이 정식 디자이너가 되기 전까지 발생하는 부당한 일들을 당연시 여기게 만드는 것이다.
이에 이번 이상봉 논란을 통해 오랜 악습으로 이어져온 오너 디자이너 업계의 부당한 노동 착취 문화가 변화의 물살을 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임소연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 시크뉴스, photopark.com, 이미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