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화점 쇼핑백은 부끄러워도, 백화점을 찾는 나는 VIP다” 소비자 ‘갑질’ 책임은? [패션톡]
- 입력 2015. 01.09. 12:12:13
-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백화점에서 특권을 누리려는 일부 소비자들의 욕구가 정당한 행위일까.
백화점은 이미 과거 부의 상징이던 과거의 지위를 내려놓았다. 그러나 백화점을 찾는 일부 고객들은 VIP로 대우받기를 원하며 소통의 시대에 어긋나는 불통의 코드로 대중의 따가운 눈초리를 받고 있다.지난 12월 27일 부천 한 백화점에서 주차요원을 무릎 꿇게 한 일명 ‘백화점 모녀’ 사건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이달 5일 실시간 검색에 오르는 등 소비자들의 ‘갑질’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언론에 공개된 지 얼마 후 소비자의 일방적 행태가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호 견해 차이에 따른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앞서 갑을 논란이 한창이던 2013년 백화점 내 화장품 매장에서 소비자가 판매 직원에게 종이를 던지며 욕설을 한 사건이 보도돼 감정노동자 문제가 정치적 쟁점으로 주목받기까지 했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백화점의 꺼져가는 가치 상실과 달리 백화점 고객들의 자존심과 자긍심은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백화점을 찾는 소비층이 확장되면서 일반인들과 자신을 구별 짓고 싶은 특권층의 욕구와 소위 상류층과 동등한 대우를 받고자 하는 소비층의 기대심리가 백화점 안의 갈등구조를 극대화 하고 있다.
과거에는 백화점에 들어선 것 자체만으로 성공한 사회인임을 자부할 수 있었다.
한때는 일부러 백화점 쇼핑백에 물건을 넣어달라고 굳이 부탁하기도 했었다. 백화점 쇼핑백을 들고 다니거나 여기에 물건을 담아 선물하는 것이 그것을 손에 쥔 사람의 지위는 물론 안에 담긴 상품 가치를 상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백화점 쇼핑백이 거리에서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오히려 백화점 쇼핑백이 담아줄라 치면 고객들이 브랜드 쇼핑백을 달라고 요구한다. 판매사원 역시 브랜드 쇼핑백이 떨어져 백화점 쇼핑백에 담을 때 고객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기 위해 ‘죄송합니다’를 연발한다.
한 40대 초반 여성은 옷을 구매한 수입브랜드에서 브랜드 쇼핑백이 떨어져 백화점 쇼핑백이 담아준다고 하자 집으로 배송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몇 분 후에 중요한 약속이 있는 데 백화점 쇼핑백을 들고 가는 것이 창피하다”고 고백했다.
이에 백화점들은 아티스트와 콜라보레이션을 하며 백화점 쇼핑백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려 하고 있지만, 마음이 떠난 소비자들을 잡기는 역부족인 듯하다.
이처럼 소비자들은 백화점에서 쇼핑했다는 것을 내세우려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백화점에서 쇼핑하는 행위를 자기과시로 생각하는 몇몇 소비층의 무분별한 행태로 인해 오히려 구매력 있는 소비층들이 백화점을 꺼리고 있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JTBC 뉴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