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공헌에 번진 ‘참을 수 없는 가벼움’, “좋아요는 생명을 구할 수 없다”
- 입력 2015. 01.15. 15:11:12
- [시크뉴스 임소연 기자] “‘좋아요’는 생명을 구할 수 없다. 생명을 구하는 것은 ‘기부금’이다”
유니세프 스웨덴의 기부를 호소하는 광고가 담고 있는 내용이다. 한 손에 쥔 모바일로 소통하는 시대가 오면서 대중은 사회공헌 관련 페이지에 ‘좋아요’를 누르는 것만으로 기부를 했다고 안도하고 만다.그러나 ‘좋아요’가 또 다른 공유에 시너지를 발휘할 수는 있을지언정 진정으로 가치 있는 사회공헌이 될 수는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
실상 지난 한해 스치듯 만나는 인간관계를 지칭하는 ‘썸’의 유행, 모바일 환경에서 짧고 간편한 것을 추구하는 대중을 만족시키기 위해 등장한 ‘스낵컬쳐’, 사서 쓰는 문화에서 빌려 쓰는 문화로 변한 소비 트렌드 '공유 경제', 책임회피로 얼룩진 '세월호' 등 가벼움이 사회 전반에 깊숙이 뿌리 내렸음을 단적으로 알 수 있었다.
게다가 이러한 가벼움이 사회공헌 방식에도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쉽고 가벼운 사회공헌 활동이 미치는 긍정과 부정의 영향를 지켜볼 필요가 있게 됐다.
실 예로 최근 루게릭병 환자들을 위한 기부의 일환으로 소녀시대 윤아, 배우 황정민, 원빈, 예능인 유재석 등 유명인들과 정치인들이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아이스버킷 챌린지’가 진행됐다.
실시간으로 그들이 얼음물을 맞는 모습이 SNS 타임라인을 가득 메웠고, 일반인 사이에서도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진행할 다음 주자를 지목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다.
얼음물을 뒤집어쓰기만 해도 기부가 된다는 점에서 아이스버킷 챌린지는 엄청난 파급력으로 1억 달러 이상의 기부금을 모았다. 그러나 해당 캠페인의 본 취지인 루게릭병 환자에 대한 진중한 고민이 다뤄지지 못한 탓에 기부가 끝난 후 전 세계 대중의 관심은 순식간에 식고 말았다.
이처럼 아이스버킷 챌린지 외에도 걷기만 해도 기부가 되는 ‘기부워크’, 전화만으로 기부가 가능한 ‘기부톡’ 등 대중의 관심을 쉽고 빠르게 끄는 기부 형태가 사회공헌의 거대 트렌드로 떠올랐다. 진정성과 지속성을 생각하지 않은 가벼움이 사회공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사회공헌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진실된 마음으로 꾸준히 밀고 나가야 하는 영역이다. 사회 전반이 가벼움에 열광하는 현 시점에서 휘발되는 공헌 활동이 아닌 묵직하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실질적으로 가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때다.
[임소연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 유니세프 스웨덴 유튜브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