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봉 열정페이 논란, 패션계가 짠 이유 ‘디자이너 품위 유지비’ [패션업계 노동현실⑥]
입력 2015. 01.16. 14:30:29
[시크뉴스 임소연 기자] 열정페이 논란으로 패션업계가 떠들썩한 가운데 그 중심에 있는 디자이너 이상봉이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디자이너로서 삶에만 집중하다 보니 회사 경영자로서 본분에 충실하지 못했다”라며 공식 사과를 전했다.
그러나 오너 디자이너브랜드 디자이너들의 박봉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최소한의 생계비 보장도 안 되는 임금은 물가상승과 무관하게 전혀 변동이 없어 시정이 요구되어 왔다.
오너 디자이너브랜드에 근무하는 대부분의 디자인실 인턴, 어시스턴트의 월급은 많아야 30~40만 원선이라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웬만한 카페 아르바이트생의 월급과 비교해 봐도 터무니없이 낮은 액수가 임금으로 책정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오너 디자이너들의 살아남기 힘든 시장 구조에 근거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그러나 이런 월급 체제를 고수해야하는 것이 디자이너 개인의 재정 상태가 어려워서만은 아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이상봉 디자이너뿐 아니라 어느 정도 탄탄하게 자리를 잡은 유명 디자이너 절대 다수가 저비용으로 직원들을 부리고 있다.
국내 유명 디자이너 밑에서 2년 간 총괄 업무를 보고 있는 한 직원 역시 아직까지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월급 30만 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경제 사정이 좋지 않아 급여를 올려주기 힘들다던 해당 디자이너가 집을 장만하고 차를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디자이너 개인의 지출을 조금만 줄여도 직원들의 복지를 보장해 줄 여건이 마련된 경우도 있다. 즉, 디자이너 품위 유지비가 패션업계의 부당한 관행을 지속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디자인실 직원에게 쏟아지는 업무량은 끝이 없고 디자이너 대신 실무를 맡아 수행하는 사람도 많다. 그럼에도 그들에게 지급되는 대가가 최소한의 복지도 지켜주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저비용, 고효율을 바라는 패션업계의 관행 상 정식 디자이너가 되기 전까지 납득하기 힘든 최저임금을 주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다. 이에 돈을 주는 디자이너나 돈을 받는 직원이나 좀처럼 이 상황을 바꿀 일말의 노력도 기울이지 못해 왔다.
실상 이번 열정페이 논란으로 주타깃이 된 이상봉 디자이너뿐 아니라 조용히 숨어있는 여타 디자이너들, 잡지사, 모델 에이전시, 헤어, 메이크업, 포토그래퍼 등 관련 업계 전부가 직원 채용에 있어 최소한의 복지를 제공하고 있는지 반드시 고민해야 할 것이다.
또 이런 부당한 관행이 실질적으로 진행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인턴 급여 지급제같은 정부의 정책을 확장해 디자인실 직원들의 기본적인 복지를 보장하는 등 구체적인 지원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임소연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 시크뉴스DB, 시크뉴스,photo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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