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림빵 뺑소니 피해자 부친, 용의자에 “자수해서 고맙다” 위로
- 입력 2015. 01.30. 08:41:12
- [시크뉴스 박혜란 기자] 크림빵 뺑소니 사건의 피해자 강 모(29) 씨의 아버지가 용의자 허 모씨를 용서했다.
청주 흥덕경찰서에 따르면 일명 ‘크림빵 뺑소니’ 사건의 용의자 허 모(38)씨가 지난 29일 밤 11시 10분께 경찰서로 직접 찾아와 자수했다고 밝혔다.
허 씨가 자수하기 전 이날 밤 7시께 허 모씨의 부인이 경찰 수사본부에 “남편이 사고를 낸 것 같다”는 신고 전화를 했다. 이에 경찰수사본부는 청주시 서원구 개신동의 한 아파트에 수사대를 급파했으나 검거하지 못했다.경찰은 허 씨가 수사본부가 유력한 용의차량으로 지목한 윈스톰을 소유한 것을 확인됐으며 “죄송하다”는 말로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를 마친 허 씨는 도주이유에 대해 “사고가 난 줄은 알았지만 사람은 아니고 자루인 줄 알았다”고 답했다. 또한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죄 짓고는 못 산다. 좀 더 일찍 자수했어야 했으나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다”며 “양심의 가책을 안 느낄 수 있겠는가. 고인과 유족에게 죄송하다”고 전했다.
경찰은 피의자 허씨에 대한 추가조사를 마친 뒤 구속영장 신청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크림빵 뺑소니’라 불리는 이 사건은 지난 10일 오전 1시 30분께 화물차 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강 모(29) 씨가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아일공업사 앞 도로에서 뺑소니 차량에 치여 숨진 사건이다. 특히 그는 사고 10분 전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당신이 좋아하는 케이크는 못 사고 대신 크림빵을 샀다. 그래도 우리 새별이(아이의 태명)한테 만큼은 열심히 사는 훌륭한 부모가 되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 씨의 자수 소식을 들은 피해자 강 씨의 아버지는 “잡히지 않고 자수를 했다니까 고맙더라. (피의자) 가족들도 얼마나 상심이 크겠냐”며 “원망은 처음부터 하지 않았다. 우리 애는 땅속에 있지만 그 사람은 이제 고통의 시작”이라며 오히려 허 씨에게 위로를 건넸다.
또한 그는 “정말 (자수를) 잘 선택했다. 걱정하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싶다”며 “며느리는 저보다 마음이 더 단단하다. (피의자) 가족도 아마 보듬어줄 거로 생각된다. 그렇게 살아야죠. 사회가”라고 이야기했다.
[박혜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YTN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