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노조 활동은 정당한가? 부정vs긍정 솔직한 입장
입력 2015. 01.30. 15:47:34
[시크뉴스 임소연 기자] 최근 패션계 열정 페이 논란에 이어 신입 사원 채용 시 부당하게 요구되는 신체 사이즈 조건에 관해 패션노조 측이 강력한 비판에 나섰다. 이 가운데, 패션노조의 활동의 정당성을 두고 부정과 긍정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그들을 부정하는 입장, “잘 하고 있는 오너 디자이너 평가절하 우려”
실상 패션노조의 활동을 정당하지 않게 보는 이들은 “노조의 퍼포먼스가 지나치게 과격하다”는 이유를 꼽는다. 노조를 대표하는 배트맨D는 가면 속에 얼굴을 가린 채 거친 언어의 농성도 서슴지 않을 뿐더러 다소 논리에 어긋난 발언을 하기도 한다는 의견.
다수의 패션계 관계자들도 노조의 뜻처럼 업계의 열악한 환경에 변화가 필요한 것을 인정한다. 그러나 패션계 갑의 입장인 디자이너 이상봉을 타깃으로 업계 부당한 관행이 수면 위에 오르면서 그들과는 달리 노동자들을 합당하게 대우하고 있는 다른 소규모 오너 디자이너들까지 평가절하될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실상 문제가 된 이상봉이 워낙 업계의 거물인지라 여타 소규모 오너 디자이너들이 이러한 상황에서 “시정 계획이 있다”거나 “우리는 그렇지 않다”는 ‘자기 목소리’를 내세우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들을 긍정하는 입장, “을의 목소리에 힘을 실을 갑이 필요할 뿐”
패션노조의 활동이 과도하게 감정적으로 치우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다수 패션계 관계자들은 그들의 활동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 주목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패션노조의 방식에 100% 찬성하지는 않다. 논리성에 어긋난 부분도 있고 세련되지 못한 농성 형태도 문제는 있다. 그러나 그들은 아직 20대 어린 청년들이며 을 중의 을이다. 그들이 시위를 하지 않았다면 누가 패션계 약자의 말을 들어 주려 했을까”라며 충분히 타당한 움직임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사회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 노조 위원장을 맡아 진행했다면 좀 더 논리적이고 세련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그들의 활동 방법이 과격하다는 이유로 주장하는 내용까지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것은 잘못됐다”고 덧붙였다.
좀 더 업계 경험이 풍부하고 현 상황에 대해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는 위치의 사람들이 그들의 의견을 모아 대중이 납득할 수 있도록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패션계에 10년 이상 몸담고 있는 한 관계자 역시 “이미 패션 업계 사람들이라면 열정 페이, 55사이즈 요구 등을 오랜 관행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무엇보다 패션계는 갑과 을의 관계가 여타 업계보다 훨씬 수직적이며 절대적이다”며, 지금까지 이러한 문제가 수면 위로 노출되지 못한 이유를 전했다.
무엇보다 이들이 패션노조 활동을 긍정하는 가장 큰 이유로 “오너들이 이러한 환경을 바꾸기 위해 어떤 노력도 기울이지 않는다. 오직 신입 디자이너들에게 열정만을 요구하고 야근을 하지 않으면 열정이 식었다고 생각하는 태도는 잘못됐다”고 말한다.
현재 수면 위에 오른 디자이너와 기업 상당수가 신입 디자이너, 인턴, 어시스턴트의 월급을 인상시켜줄 수 있는 형편임에도 경영 구조 변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 따라서 패션노조의 활동을 패션계뿐 아니라 유사 관련 업계의 잘못된 관행에 대한 변화를 이끌 시발점으로 바라볼 필요가 분명히 있다.
또 정부 차원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도 다수가 공감한다. 현재 스타성 위주로 한국 패션 시장을 키우고 있는 정부의 지원 혜택은 몇몇 유명 디자이너들에 수 년째 편중돼 있기 때문. 따라서 정부 차원의 지원이 여타 오너 디자이너들의 인건비 충당 등 실질적인 경영 구조 변화로 이어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패션노조가 진득하게 패션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그들의 활동에 대한 정당성을 두고 업계의 입장 역시 첨예하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임소연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 이미화 기자, 패션노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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