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지-배용준 ‘퍼블리시티권’ 잇따른 패소, 정당한 권리 vs 과도한 재산권 행사
- 입력 2015. 02.16. 14:55:22
-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가수와 배우를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걸 그룹 ‘미쓰에이’ 수지가 퍼블리시티권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연예인 퍼블리시티권의 인정 여부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퍼블리시티권이 법제화되지 않은 만큼 철저하게 판사의 판단에 의존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퍼블리시티권은 인격권으로서 초상권과 달리 재산권에 기준한 것으로, 재산상의 손해에 근거해 판단하게 되며 현재까지 대법원 판결이 나온 적이 없는 상황이다.일명 ‘수지 모자’로 불리는 이번 소송은 한국에서 퍼블리시티권의 현주소를 말해준다.
재판부는 자신의 성명과 초상 등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통제할 수 있는 권리는 성명권과 초상권에 당연히 포함되는 만큼, 퍼블리시티권의 개념을 별도로 인정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초상과 성명권이 침해됐다는 이유만으로 계약이나 재산상 손해를 봤다고 보기는 어려운 만큼 손해배상 소송을 기각한다고 밝혔다.
퍼블리시티권 소송에서 연예인이 패소한 사례는 이뿐이 아니다. 지난 1월 30일 배용준, 김남길, 2PM, 미쓰에이,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등 연예인 56명이 포털 사이트 네이버를 상대로 한 퍼블리시티권 침해 항소심 역시 원고 패소로 판결이 났다.
또한, 옥션·G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와 11번가를 운영하는 ㈜SK플래닛을 상대로 한 소송은 원고가 소를 취하하면서 마무리됐다. 해당 사 역시 이후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고 밝혀 퍼블리시티권과 관련한 추가 소송 등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연예인 퍼블리시티권은 온라인 마켓의 성장으로 연예인의 매출 결정력이 커지면서 쟁점으로 부각했다. 더욱이 동대문 소매상가가 패션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이곳에서 관례화된 유명 브랜드 내지는 연예인의 이름을 내걸고 판매하는 행위에 대한 규제가 필요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김병기 변호사는 “퍼블리시티권과 관련해 해외에서는 연예인 등 유명인의 성명, 초상 등에 관한 재산권을 인정한다. 국내 역시 이러한 흐름에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국내에서는 퍼블리시티권이 법제화돼있지 않아 어느 정도 일관된 판결이 나오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온라인 쇼핑몰 상당수가 개인사업자로 소규모 형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퍼블리시티권으로 인한 생존권 위협 논란이 일고 있기도 하다.
퍼블리시티권과 관련해 송혜교 측이 내건 소송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한 쇼핑몰 사업자는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매출액과 비교해 벌금이 과하다는 입장을 호소했다. 해당 제품의 판매금액보다 벌금이 더 많이 나와 폐업을 해야 할 상황이라고 호소한 것.
퍼블리시티권 관련 소송이 이어지면서 연예인 퍼블리시티권은 유명인으로서 인지도에 대한 정당한 요구라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과도한 재산권 행사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어 관련 규정의 법제화 및 명확한 판단근거가 필요해 보인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티브이데일리 제공, 이미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