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의 시대’ 배우 연기만 보기엔 1만원이 아깝다 [씨네리뷰]
입력 2015. 02.25. 15:56:47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순수의 시대’는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다. ‘한국판 색, 계’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과감한 베드신이 많다. 물론 복수의 칼날을 품은 기녀 가희(강한나)의 활약 역시 이 같은 평을 듣는 데 한 몫 했다.
가희는 김민제 이방원(장혁) 김진(강하늘) 등 무려 세 남자와 수위 높은 베드신을 연출한다. 한 맺힌 가희의 복수, 이방원의 왕좌를 향한 욕망, 김진의 타락, 김민제의 순수한 사랑 등 모든 것이 담겨있기에 베드신은 이 영화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그 중에도 가장 농도가 짙은 김민제와의 베드신에서는 김민제의 순수한 사랑과 가희가 안고 있는 목적이 한데 뒤섞인다. 그러나 김민제에게서 자신을 향한 순수한 사랑을 본 가희는 남몰래 자신의 마음을 그에게 내준다. 으레 그렇듯 결국 두 사람은 ‘사랑의 도피’를 선택한다.

영화를 연출한 안상훈 감독은 ‘영웅이야기’도 ‘천재의 이야기’도 아닌 한 개인의 이야기를 담는 게 목표였다지만 한 남자와 여자의 사랑이 발전되고 그 사랑을 확인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내내 크게 공감이나 감동을 이끌어내지는 못한다.
가희의 눈물은 절절하고 김민제를 향한 숨은 희생도 기특하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가희에게 해당되는 이야기 일뿐, 관객은 그저 그런 가희를 덤덤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영화가 끝날 즈음해서 가희가 김민제를 따라 바다에 뛰어드는 장면은 실소를 자아낸다. 진지한 전투신에서 현대 멜로를 보는 듯한 장면으로의 급격한 변화가 매끄럽지 못하고 다소 억지스러워 보인다.

전래동화 읽어주듯 마무리하는 장면 역시 차라리 없는 게 나을 정도다. 영화에서 실제 이야기가 아닌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냈고 그런 인물을 실존 인물과 억지로 끼워 맞추려는 노력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유치함을 베가 시켰다.
물론 영웅주의적인 스토리를 피하고 두 남녀의 사랑, 복수에 얽힌 장기말들의 움직임 등을 표현한다는 안 감독의 목표는 이뤘다. 빠른 전개를 위한 노력도 엿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뒷심이 부족한 영화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가희라는 인물이 반전을 거듭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반부로 갈수록 지루한 전개에 집중력은 떨어진다.
‘첫 사극 도전’ 신하균, ‘연기파’ 장혁, ‘파격 변신’ 강하늘의 연기는 볼만하다. 다음달 5일 개봉. 러닝타임 113분.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영화 포스터, 영화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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