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 블레이드’ 민망함과 불편함 사이 [씨네리뷰]
입력 2015. 03.05. 14:22:24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이 영화에는 두 가지 경고문이 필요하다. ‘유승준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피해야한다.’ ‘최시원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좀 더 친절하게 ‘민망함 주의’라는 경고를 덧붙여도 좋겠다.

‘7년 동안 700억 원을 들여 만든 글로벌 초대형 액션 블록버스터.’ 화려한 문구에 귀가 솔깃하다. 청룽(성룡), 애드리언 브로디, 존 쿠삭 등 세계적인 배우들의 등장도 예사롭지 않다. 이 대열에 ‘한류스타’ 그룹 슈퍼주니어의 최시원이 합류해 호기심을 자극한다.

영화는 실화로 추정되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다. 한나라 시절 서한과 흉노의 전쟁이 한창이던 시기에 모함을 당해 노예로 신분이 하락한 장군인 후오안(청룽)과 동방으로 도망쳐온 로마 왕자를 호위하는 루시우스 장군(존 쿠삭)이 피할 수 없는 결투를 하게 된다. 하지만 두 장군은 각각 자국에서 반역죄의 누명을 쓰게 된 사연을 알게 되면서 서로에게 존경심과 우정을 느끼고 동맹을 맺기로 한다. 이후 루시우스를 찾으러 온 로마의 왕자 티베리우스(에드리언 브로디)에게 대적하기 위해 최후의 전투를 준비한다. 이 과정에서 2000년 전 실크로드에서 펼쳐진 동서양의 만남을 엿보는 경험을 선사한다.



그런데 초반부에 생각지 못한 인물이 등장한다. 가수 스티브 유(유승준)다. 그는 청룽의 부하 역으로 나오는데 제법 비중이 높아 화면에 자주 잡힌다. 심지어 포스터에 얼굴이 나와 있는 최시원 보다 분량이 많다.

아무런 생각 없이 마주한 그의 등장은 충격이다. 그의 얼굴이 나올 때면 몰입도가 떨어진다. 병역기피 문제로 국내 입국이 금지 된,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불편할 수 밖에 없는 그를 예고도 없이 영화에서 마주하니 놀랄 수밖에.

영화 도입부에서는 2000년 전의 이야기를 증명하러 간 현대의 인물들이 잠깐 등장한다. 이후 한나라에서 있었던 일이 펼쳐지고 내용이 마무리 되면서 후반부에 다시 등장한 이들은 갑자기 ‘이 이야기는 세상에 알리지 않고 우리만이 알고 있는 이야기로 할 것’이라고 결심한다. 이들이 행복하게 웃는 모습은 억지스럽기까지 하다.



청룽은 특유의 유머러스한 무술 연기를 중간 중간 보이며 웃음을 준다. 전체 흐름은 진지하지만 곳곳에 유머 요소도 집어넣었다. 하지만 중간 중간 드러나는 청춘 드라마 같은 훈훈한 장면은 당황스럽다. 동맹을 맺어 행복한 동서양의 병사들이 하늘을 향해 손을 번쩍 쳐들고 뛰어오르는가 하면 양국의 장군은 서로 다정한 눈빛을 주고받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여기에 슬로우 모션까지 걸었다.

애드리언 브로디의 명불허전 연기력은 악역에서 더 빛난다. 푸른 망토를 펄럭이며 잔인한 면모를 드러내는 그는 섬뜩하다. 그러나 청룽과의 대면에서 그의 카리스마는 무너지고 만다. 청룽과의 대결에서 갑자기 칭찬을 쏟아내는 그의 모습은 캐릭터의 성격과 일치하지 않아 보는 이를 민망하게 한다. 오는 12일 개봉. 러닝타임 127분.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영화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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