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빠 어디가’를 죽인 ‘우결’의 기막힌 생존본능, 시청률‧논란도 묵살하는 ‘PPL 파워’ [패션톡]
- 입력 2015. 03.05. 14:44:27
-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무리한 설정으로 끊임없는 논란을 양산하는 MBC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가 시청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일밤-아빠! 어디가?’(이하 아빠 어디가)를 밀어낸 배경에는 공중파 프로그램의 경제 법칙이 도사리고 있다.
MBC ‘우리 결혼했어요’, ‘일밤-아빠! 어디가?’(위부터)
아이들의 성장기를 다루며 아이 예능프로그램의 서두를 연 MBC ‘일밤-아빠 어디가’가 폐지됐을 때 “그럴 때가 됐지”보다는 “‘우결’이 아니고”라는 반응이 압도적이었다. 시청률은 그렇다고 해도 억지스러운 설정과 이어지는 출연진의 연예설 등 시청자들을 우롱하는 듯한 ‘가상 결혼’이라는 포맷에 의구심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표면적인 요소를 한풀 벗겨내면 치열한 경제 논리가 고개를 쳐든다. ‘아빠 어디가’ 퇴출은 되풀이되는 포맷으로 더는 기업의 돈을 끌어낼 수 없다는 것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관련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우결’은 홍종현에 이어 김소은의 열애설이 터지고 마무리도 썩 석연치 않았지만, 이로 형성된 논란을 이야깃거리로 만드는 민첩함을 보였다. ‘우결’의 생존 비결은 바로 매출을 끌어주는 이 같은 ‘이야깃거리’에 있다.MBC '우리 결혼했어요‘ 논란의 중심이 된 ‘송재림-김소은’ & ‘홍종현-유라’ 커플(위부터)
가상 결혼을 소재로 한 만큼 신혼집을 만들고, 결혼식, 여행은 물론 연인이나 신혼부부가 할법한 다양한 상황을 만들어 기업이나 브랜드들이 매력을 느낄만한 ‘PPL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했기 때문이다.
한 홍보대행사 대표는 “‘우결’은 접근할 수 있는 요소가 많다. 집이나 여행, 데이트 장소 등 어떤 상황이든 브랜드들이 끼어들기 쉽다”고 말했다.
반면 ‘아빠 어디가’에 관해서는 “‘아빠 어디가’는 일단 상황이 제한적이다. 야외 활동이 스토리의 대부분인데 시골이라는 환경이 PPL에 한계가 있다”라며 “실제 초기에 참여한 몇몇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효과가 있었지만 이마저도 요새 아웃도어가 시들해지면서 빠지는 추세였다”라고 설명했다.MBC ‘일밤-아빠! 어디가?’에서 화제를 몰고 다닌 ‘윤후’
‘아빠 어디가’의 상품 가치 하락은 동 시간대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비교하면 더 명확해진다.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가장 인기를 끄는 ‘송일국 삼둥이네’
한창 상승 무드에 있는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제품 협찬 비용이 예능 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액수라고 알려진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도 크게 앞지르고 있다.
한 아이 용품 브랜드 관계자는 ‘슈퍼맨이 돌아왔다’ 촬영용으로 설치하는 아이 놀이용 천막 협찬을 위해 대행업체와 접촉했는데 4천만 원을 불러 그만뒀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이 액수는 런닝맨의 회당 협찬 비용을 웃도는 수치라는 것이다. 런닝맨의 회당 협찬 비용은 평균 2천만 원대를 유지하다 상승세를 타면서 5천만 원까지 상승했으나, 최근에는 다시 하락해 2천만 원 선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슈퍼맨이 돌아왔다’ 역시 인지도가 높은 ‘송일국 삼둥이네’를 제외하면 PPL 효과를 기대할 수 없어 무리하면서 진행할 필요를 못 느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는 아이들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의 경우 브랜드의 돈을 끌어들일 수 있는 ‘이야깃거리’를 만드는데 한계가 있고, 그나마 상품가치는 출연진 개개인의 인지도가 결정적인 요인임을 입증한다.
앞서 ‘우결’과 ‘아빠 어디가’에 대한 의견을 말한 홍보대행사 대표는 “PPL이 아직 매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나 역시 만약 ‘우결’과 ‘아빠 어디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면 ‘우결’을 택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우결’ 포맷이 맘에 들지 않고 시청률도 낮지만 그래도 홍보나 매출 효과는 아직 기대해볼 만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우결’은 새 출연진을 투입하는 과정에서도 무리수를 둔다는 의견과 함께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소구되는 ‘우결’의 경제적 가치는 한국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이 케이블TV에 뒤지는 이유를 설명하는 듯하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MBC ‘우리 결혼했어요’, ‘일밤-아빠! 어디가?’,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 화면 캡처,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