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물’, 번뜩이는 유머에 무릎 ‘탁’ … 우린 모두 지질하기에 [씨네리뷰]
- 입력 2015. 03.16. 10:40:16
-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웃음에는 공감이 필요하다. 제 아무리 날뛴들 공감 없이 웃음이라는 것이 나오겠는가. 공감하고 싶은가. 머리를 비우고 웃고 싶은가. ‘스물’을 통해 기발하고 트렌디한 웃음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왜? 우린 모두 지질하기에.
스물
오는 25일 개봉되는 이병헌 감독의 데뷔작 ‘스물’은 인기만 많은 놈 치호(김우빈), 생활력만 강한 놈 동우(이준호), 공부만 잘하는 놈 경재(강하늘) 등 인생의 가장 부끄러운 순간을 함께한 스무 살 동갑내기 세 친구의 이야기를 다룬 코미디다. 충무로 대세 배우 김우빈 이준호 강하늘의 만남으로 주목받고 있다.
‘스물’의 웃음코드는 누구나 갖고 있는 지질함에 있다. 밖으로 드러내지 않더라도 누구에게나 감춰진 모자람이 있게 마련이다. 이 감독은 ‘지질함’이 부정적 언어가 되지 않도록, 무겁고 어둡지 않게 가볍고 코믹한 모습으로 잘 포장해 귀여움으로 승화시켰다.
이 영화는 캐릭터가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바람둥이’ 치호, ‘빈털터리’ 동우, ‘바른생활’ 경재 등 3인 3색의 캐릭터가 각자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캐릭터에 대한 수식어가 다소 극단적인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이들은 우리 주변에 널리고 널린, 흔한 캐릭터다.
아쉬울 것 없는 바람둥이 인기남 치호(김우빈)는 숨 쉬는 것을 목표로 사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삶을 지향하는 백수다. 만화가를 꿈꾸는 동우는 쉴 틈 없이 준비하는 생활력 강한 재수생이다. 경재(강하늘)는 대기업 입사가 목표인 최강 스펙의 엄친아이지만 술만 마시면 돌변하는 새내기 대학생이다.
뭐든 해도 되는 나이 스물이지만 아직은 서툴기에 뭐 하나 쉽게 되는 게 없는 세 사람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웃음이 절로 터져 나온다. 여기에 ‘과속스캔들’ ‘써니’ ‘타짜-신의 손’ 등을 각색하며 인정받은 이병헌 감독의 재치 넘치는 대사는 보는 내내 웃음을 자아낸다.
고등학교 때 가까워져 스무 살이 된 세 사람은 자유를 맞이하지만 어딘가 어설프고 갈팡질팡한다. 스스로 인생의 선택을 해야 하는 갈림길에 놓인 이들은 아직 분명하진 않지만 원하는 것을 알아가고, 원하는 것을 당장은 이룰 수 없지만 천천히 이뤄가기로 결심하기도 한다. ‘여자’ 라는 대상에 대해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변해가며 한 발짝 더 이성에 다가가기도 한다.
이런 그들의 좌충우돌 스토리는 시작부터 끝까지 웃음을 선사한다. 다만 트렌드를 어느 정도 알아야 웃을 수 있으며 전 세대를 아우르기엔 부족함이 있다.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세대라면 보는 내내 웃을 수 있다.
얼굴 근육을 자유자재로 쓰는, 망가진 김우빈과 반전 있는 모범생 강하늘, 은근히 모범생 보다 바른생활 사나이인 이준호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각자의 역량을 발휘하는 젊은 대세 배우들의 케미도 제법 그럴 듯하다.
‘스물’은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젊은 세대에게 아픔을 공감하며 위로하기 보단 가볍게 웃어 보라며 긍정적인 희망을 던진다. 어두운 현실에서 여유를 찾아주고 이 시대의 청춘을 유쾌하게 달래주는 긍정의 에너지를 주입한다.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영화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