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이’ 이청청, 신진 디자이너의 솔직 고백 “크리에이티브란?” [패션위크]
- 입력 2015. 03.26. 09:42:23
-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K팝이 아시아에서 유럽, 미국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K’의 상징성의 크기가 커졌지만, 패션에서만큼은 쉽지 않다.
'라이(LIE)' 디자이너 이청청
K패션은 K팝과 어우러져 K스타일로 통칭되며 글로벌 마켓에서 주목받는 콘텐츠로 부상했다. 여기에 오너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역할이 절대적임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상당수의 디자이너들은 K스타일의 현실성에 대해서는 모호한 입장을 취한다.
신진 디자이너 그룹 ‘제너레이션 넥스트’ 소속으로 ‘2015 FW 서울컬렉션’에 참여한 이청청 역시 오너 디자이너로서 디자인과 비즈니스를 병행하는 것에 대한 고민을 토로했다.
◆ 차별성과 대중성, 이탈을 소망하는 평행선
'라이(LIE)' 신세계백화점 본점 팝업 스토어
이청청은 “저는 제 옷이 편집매장에 걸렸을 때 라벨이 없어도 구별되기를 바랍니다. 물론 매출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지만 그래도 아이덴티티에 대한 부분은 지키고 싶은 것이 제 바람입니다”라고 말했다.
국내외 활동을 병행하는 그는 해외 바이어들조차 ‘차별성’보다는 자신의 ‘소비자들의 성향’에 근거한 오더를 할 정도로 시장 상황이 변했음을 설명했다.
그는 “예전에는 독특한 디자인을 원했던 바이어들이 지금은 ‘우리 소비자들은 이런 거를 좋아해’라고 합니다”라며 디자이너가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추구하기가 쉽지 않아졌다고 말했다.
패션계 종사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크리에이티브’란 실현될 수 없는 이상향이라고 말한다. 무수히 많은 트렌드가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면서 전에 없던 획기적인 새로운 무엇인가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청청은 “이미 형태는 모두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을 어떻게 재해석하고 조합하느냐가 디자이너의 차이를 구별 짓는 것이죠”라며 창조가 디자이너의 역할은 아닌 것 같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영국에서 디자이너로 첫발 내디뎠을 당시 ‘판매’는 생각하지도 않았다며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매출’의 중요성을 매번 뼈아프게 실감한다고 말했다.
◆ 여성복 또는 남성복, 불가능한 선택
디자이너 이청청 '라이(LIE)' 2015 FW 컬렉션
이청청은 2010년 영국 런던에서 디자이너 박환성과 함께 ‘A.Hallucination’ 론칭, 런던패션위크에 두 차례 참가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남성복을 선택할 수 없던 이유에 대해 그는 “당시 영국 정부의 지원도 받고 유망 디자이너로 선정되기도 했지만 판매를 한 적이 없습니다”라며 “남성복에 대한 미련은 아직 남아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여성복 시장이 크기 때문에 여성복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솔직함 심정을 을 밝혔다.
그는 “해외에서도 디자이너들이 남성복과 여성복 중 하나를 선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라며 한국이든 해외든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저성장 구조에서도 여성복은 시장성이 큰 이점이 있다면, 남성복은 여성복에 비해 디자이너로서 주목받기 쉬운 특성이 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디자이너에게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여성복을 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크리에이티브란 관점에서 여성복은 한계치가 명확하다면 상대적으로 남성복은 아직은 여지가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크레에이티브냐, 아니냐’를 가르지는 않는다.
이청청은 디자이너들의 재해석이 이를 해결하는 최선책이라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기존 것들의 분할과 조합을 통해 새롭게 보이는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작업이 21세기 패션 디자이너들의 크리에이티브일 수 있다. 덧붙여 소비자와 여론 역시 ‘복제냐, 창조냐’라는 이분법 구조가 아닌 열린 관점에서의 판단도 필요해 보인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권광일 기자, 서울패션위크 조직위원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