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포르노 혹은 광대” 21C판 서커스 무대 [패션톡]
입력 2015. 04.15. 12:16:09

라붐, 크레용팝, 트랜디(왼쪽부터 시계방향)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걸그룹이 케이팝 열풍과 함께 무한 복제되면서 노출 수위는 물론 경쟁 그룹과의 차별화를 위한 표현 방식이 납득할만한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지난 10일 보이그룹 ‘FT아일랜드’ 이홍기가 일본 그라비아 모델 ‘시노자키 아이’와의 열애설이 터지면서 ‘왜’라는 의문이 이어졌다. 시노자키 아이가 10대부터 그라비아 모델로 활동한 것이 알려지면서 여론은 의뭉스러운 시선을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노출 수위만으로 비교해볼 때 시노자키 아이와 걸그룹에 향하는 대중의 시선이 크게 다르지 않다. 여기에 더해 국내 걸그룹들은 노출에 대한 대중의 호응도가 냉랭해지자 광대를 연상케 하는 우스꽝스러운 옷을 입고 무대에 오른다.


‘크레용팝’은 ‘일배’ 논란에도 불구하고 안전모를 쓴 독특한 무대 의상과 유치원생 같은 안무로 돌풍을 일으켰다. 이어 최근에는 게임 속 여 전사 캐릭터로 무대에 올라 기묘한 퍼포먼스를 이어갔지만, 처음만큼의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하고 있다.


지난 13일 컴백 쇼케이스를 한 ‘트랜디’는 발레리나를 흉내 낸 어릿광대처럼 과장된 페티코트 스커트를 입고 무대에 올랐다. ‘영턱스 클럽’의 안무를 재현한 부분에서는 마치 6, 70년대 서커스 무대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2015년 걸그룹에 어울리지 않는 퍼포먼스가 안쓰러운 느낌마저 들었다.


라붐은 14일 SBS MTV ‘더쇼’ 현장공개에서 라운지 웨어를 연상케 하는 일러스트 티셔츠와 핫팬츠에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커다란 리본을 머리에 달고 무대에 올랐다.

걸그룹들의 노출이 더는 대중의 관음증을 자극하지 못하자, 아이돌 가수의 무대인지 서커스인지를 구별짓기 어려운 희화된 퍼포먼스로 대중의 시선을 붙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걸그룹은 20대 중반을 넘어서게 되면 ‘아이돌 노년층’으로 분류될 정도로 1723세대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젊다기보다는 ‘어린’ 이들은 무대 위에서 벗거나 우스꽝스럽게 희화돼 엉덩이 노출을 당연시하는 것은 물론 가수보다 서커스 단원에 가까운 퍼포먼스를 불사하고 있다.

과거 아이를 서커스단에 팔아넘기는 일이 빈번했고, 서커스를 위해 발육 상태를 멈추기 위한 행위를 한 사실이 알려져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다.

현재 걸그룹들은 과거 서커스 단원처럼 가난하지도, 유랑민으로 살지도 않는다. 그러나 주목받는 퍼포먼스를 위해 어떤 선택도 마다치 않았던 서커스단의 운명과 묘하게 오버랩 되는 부분이 있다.

걸그룹은 화려한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오르고 막대한 돈을 벌어들인다. 그러나 이들의 경제적 가치 이면에 모습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티브이데일리 제공, 이미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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