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플세일’이 부른 광적 쇼핑욕 “2시간 대기? 스크래치? 기꺼이!”
입력 2015. 04.23. 15:24:33
[시크뉴스 임소연 기자] 새 시즌이 오기 전 한바탕 재고 처리에 나서는 패션 브랜드들의 샘플 세일 소식이 속속들이 들린다.

내수시장 침체로 굳건하게 지갑을 닫고 있던 소비자들도 80~90% 할인 소식에는 앞 다퉈 달려드는 모습이다. 또 샘플 세일을 노려 저렴하게 재고품을 다량 구매, 가격을 높이 올려 재판매하기위해 방문한 이들의 전문적인 손길도 눈에 띈다.

이에 샘플 세일 행사에서는 내 돈 주고 쇼핑하는 일도 쉽지 않다. 행사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최소 2~3시간의 대기는 기본이며 오전 10시 오픈에 맞춰 입장하려면 오전 7시 경부터 줄을 서야 한다는 것이 다년간 샘플 세일 행사를 다녀본 소비자들의 팁이다.

23일 마르니, 지방시, 끌로에를 비롯해 비비안 웨스트우드, 로에베 등 수입 안경 브랜드를 수입하고 있는 다리 F&S 아이웨어 샘플 세일이 진행돼 오전 시간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긴 줄이 늘어선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소비자들은 “어떤 제품이 있을지 감이 안 온다”거나 “시즌이 지난 제품이니 이상한 것밖에 없을 것 같다”라고 하면서도 양 손 가득 쇼핑백을 들고 나오는 앞서 입장한 사람들을 보고는 행사장에 들어가기 위한 무모한 기다림을 이어가는 분위기이다.

이날 다리 F&S 측은 쇼핑 제한 시간이나 1인 쇼핑 가능 수량을 제한하지 않다보니 무턱대고 기다리고 있는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샘플 세일을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고객 서비스와 불만 사항까지 모두 챙겨가며 행사를 진행할 필요는 없다는 반응이다. 다만 어수선한 행사장에서 도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가방을 보관하는 등의 부분에는 주의를 기울이는 모습이다.

또 샘플 세일 제품의 80%는 재고이다 보니 개인의 확고한 취향과 맞아 떨어지지 않는 이상 트렌드에 발 맞춘 제품을 구매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아무리 80~90% 세일을 했다하더라도 본래 고가의 제품이었다면 액수만 따졌을 때는 지갑을 열기 쉽지만은 않은 가격대이다. 다리 F&S 샘플 세일의 경우에도 어느 정도 쓸만한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평균 8~15만 원은 지불해야 했다.

즉, 어떤 브랜드 행사이건 샘플 세일에서는 열악한 서비스와 불량할 가능성이 있는 제품도 감수하고 구매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은 “2~3시간의 기다림이 있었기 때문에 무엇이라도 사가겠다”라는 굳건한 의지와 “이때 아니면 이 브랜드를 살 수 있겠냐”라는 소비욕으로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스크래치난 제품을 고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임소연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 시크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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