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키이스트 대형 엔터테인먼트사, 화장품 시장의 검은손? “소비시장의 스타 권력”
입력 2015. 04.28. 17:59:55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화장품 시장이 성장을 기대키 어려운 성숙기로 접어든 가운데 대형 엔터테인먼트사들이 뒤늦게 진입해 과열 경쟁이 우려되고 있다.

화장품 시장은 고가존의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중저가 화장품브랜드숍이 시장 점유율을 키워왔다. 그러나 외국인 관광객에 의존해온 중저가 화장품브랜드숍의 매출 거품이 걷히면서 시장 전체가 동반 위기에 직면해있다.

이 가운데 YG엔터테인먼트가 제조업체 코스온과 합작해 ‘문샷’을 론칭한 데 이어 키이스트가 화장품 사업 진출을 선언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 업체 외에도 몇몇 업체가 화장품 사업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엔터테인먼트사가 화장품을 매력적인 사업 확장 도구로 인식하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화장품은 제품 경쟁력을 판별하는 기준이 명확하다는 점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부가가치 비중이 큰 패션과 달리 비전문업체도 생산업체와의 합작이나 수입 등을 통해 비교적 용이하게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엔터테인먼트사의 화장품 사업 진출은 로컬 화장품 시장의 성장이 스타에 의해 창출된 K스타일 열풍에 의존해왔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스타마케팅이 매출을 좌우하는 현실에서 막강한 스타 군단을 이끌고 있는 엔터테인먼트사의 화장품 진출은 새로운 권력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관련해 화장품 업계는 스타마케팅과 제품 경쟁력이 최근 들어 뒤섞이고 있는데 따른 문제점을 지적했다.

한 중저가화장품브랜드숍 관계자는 “스타를 앞세운 인기는 일시적인 매출 상승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히트 아이템 1, 2개로는 브랜드나 회사가 운영되지 않는다. 이는 한동안 상승세를 타던 중저가브랜드숍이 주춤하고 대기업이 성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라며 스타와 브랜드의 함수관계를 냉정하게 설명했다.

그럼에도 스타 마케팅은 화장품 시장에서 매출 순위를 가르는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 패션 브랜드들이 스타를 제품명으로 하는 것에 대해 조심스러워 하는 것과 달리 화장품은 OOO 립스틱 등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해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르며, 스타와 합작해 제품을 출시하는 사례가 상당수다.

앞서 말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은 대기업이나 전문 업체조차도 OEM, ODM 업체에 제품 기획이나 생산을 맡기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보면 중저가화장품업체들이 대기업에 밀려서는 안 된다.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라며 “제품이나 브랜드 경쟁력은 생산, 스타와 같은 어느 하나에 의해 결정되는 것 아님”을 강조했다.

엔터테인먼트사의 화장품 시장 진출 시발점인 문샷은 색조 화장품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다. 문샷은 YG가 뒤에 있지만 YG의 관여나 의존도는 생각만큼의 크지 않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는 “퀄리티로 브랜드를 알아주기를 바란다”며 제품 기획 및 생산 노하우를 갖춘 코스온이 참여했음을 강조했다.

키이스트는 아직 화장품 사업과 관련해 포트폴리오가 서지 않았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판다코리아가 어떤 형태로든 화장품 사업에 관여하겠지만 제조나 유통 등 사업전략이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성장하는 기업이 사업을 확장하는 것은 극히 당연한 선택이다. 그러나 제조나 유통 같은 하드웨어 기반이 요구되는 소비재에 기획이나 서비스 등 소프트웨어 기반의 업체가 진출하는 것은 위험 변수가 많아 기피돼왔다.

엔터테인먼트사와 화장품과 합일점은 스타 마케팅에 한정돼있다. 나머지 부분을 어떤 방식으로 흡수해 운영 노하우를 구축하는지가 기업의 성패는 물론 화장품 시장 성장 여부를 가르는 변수가 될 것이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시크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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