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크루즈 컬렉션 라거펠트의 한국美 ‘감사한 관심’ 혹은 ‘기계적 접목’
입력 2015. 05.06. 09:33:46
[시크뉴스 임소연 기자] 지난 4일 서울 DDP에서 샤넬 2015-16 크루즈 컬렉션이 진행돼 전 세계 패션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는 최초로 한국에서 쇼를 여는 만큼 한복에서 영감을 얻은 의상을 대거 소개했다.

이에 조선시대 여인들을 떠올리게 하는 둘레머리를 한 모델들이 소매가 넓고 어깨 부분이 둥근 재킷을 입고 나오는가하면 한복 고유의 넓적하게 접힌 칼라를 숨겨 목선을 훤히 드러낸 두루마기 형태 재킷과 통바지의 합, 오간자 소재의 갖가지 파스텔 컬러블록이 돋보이는 누빔 원피스를 입고 등장했다.

그러나 단지 한국에서 진행되는 쇼라는 이유로 색동저고리와 입체적인 튜브톱 원피스를 이브닝웨어 틀에 맞추고 통바지의 밑단을 짤막하게 올린 상태에서 버선을 모티프로 한 새하얀 목양말에 반짝이는 메리제인슈즈를 더한 조합이 ‘샤넬’이 아니었다면 찬사를 얻을 수 있었을지는 고민해봐야 한다.



게다가 둘레머리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혹은 전혀 없는 서양 모델들이 본래 모발인 금발 머리 위에 새까만 가채를 얹은 모습은 전 세계인들의 한국 복식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는 기회라는 긍정적 의견과 무관하게 다소 퍼포먼스적인 분위기를 남겼다는 엇갈린 평도 있었다.

특히 색동 보자기를 응용한 라인은 과거 몇몇 진부한 국내 디자이너들이 고수했던 느낌을 그대로 담고 있어 패션업계 일부 관계자들은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상위 1% 글로벌 명품 브랜드 샤넬이 한국적인 색감, 실루엣, 장식적 요소를 컬렉션에 담아냈다는 점만으로도 한국 패션계에 막강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만 샤넬과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만이 보일 수 있는 패션적인 철학과 재해석보다는 기계적으로 한복을 쇼에 끼어 넣은 듯한 분위기는 아쉬움을 떨치기 어렵다는 것이 패션업계 관계자들의 이구동성이다.



[임소연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 샤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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