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비수사’ 김윤석, “본질과 원칙에 충실한 캐릭터로 푼 담백한 얘기” [인터뷰①]
- 입력 2015. 06.11. 08:27:18
- [시크뉴스 박혜란 기자] 영화 ‘추격자’와 ‘황해’ 등으로 다소 강한 이미지로 관객들의 머릿속에 기억된 김윤석이 ‘극비수사’로 이전까지 연기했던 캐릭터와는 전혀 다른 평범하고 소신 있는 형사 공길용을 연기한다.
‘극비수사’(곽경택 감독, 제이콘컴퍼니 제작)는 지난 1978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사주로 유괴된 아이를 찾은 형사와 도사의 33일간의 얘기를 그렸다.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김윤석이 ‘극비수사’와 관련해 시크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윤석이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바로 출연을 결정한 것은 아니었다. ‘형사, 수사물 그리고 곽경택 감독’ 이 세 가지 키워드들이 주는 강하고 스릴러적이며 마초적인 느낌의 선입견에 대해 고심했었던 것.
그는 처음 이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경찰과 도사가 같이 수사를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생각했다”라며 “그런데 시나리오를 3페이지 넘기니까 내가 아는 얘기, 내가 어릴 때 살던 우리 동네에서 일어났던 사건임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김윤석은 곽 감독과 같은 부산 서구 출신이다.
이어 “출연을 결정하기 전 두 가지의 선입견이 있었다. 곽 감독의 지난 영화가 마초성이 강하고, 수사물이라 ‘이미 해 봤던 거니까’라는 그런 마음이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랬던 그가 이 영화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최근 한국 영화의 수사물의 방향과는 전혀 다른 방식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한국 영화 수사물의 추세가 스릴러와 결합이 돼서 굉장히 강했다. 범인도 싸이코패스로 상종하기 힘들 정도로 강한 캐릭터”라며 “몇 년 전부터 ‘본 시리즈’가 유행하면서 비슷한 방식의 편집이 식상하다고 생각했을 때였다. 이 영화도 그런 식으로 풀면 안 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나리오를 읽어 나가면서 기존의 방식을 여지없이 깨나가는 게 마음에 들었다”고 마음을 정하게 된 과정을 털어놨다.
또한 “휴먼 드라마에 가까웠다. 담백하게 풀어서 드라마 얘기와 스토리와 캐릭터만으로 정면 돌파하는 정통파 영화라는 느낌을 받았다”라며 “실화를 배경으로 하는 것에 대한 믿음이 갔다. 주인공들이 유능하거나 육체적으로 뛰어나고 멋있는 인물이 아니다. 평범한 집안의 아빠다. 도사도 박수무당이 아니며 색동옷을 입지도 않고 수학자나 청빈한 선비 같은 인물이다. 우리 나이 때 해볼 만한 캐릭터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평범한 형사를 연기하기 위한 김윤석의 캐릭터 설정도 남달랐다. “공길용이 갖고 다니는 무기는 수첩 밖에 없다. 오로지 적고 추리한다. 그렇다고 멋을 낼 필요도 없다”라며 “여자 주인공을 사랑하는 형사도 아니다. 적당히 월급 받고 식구들 먹여살리면 되는, 무엇보다 그 시대를 살아가는 형사, 40대 중산층 형사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의상도 별 것 없이 추레한 점퍼 하나입고 그저 터벅터벅 간다. 본질과 원칙에 충실한 캐릭터의 모습에 중점을 뒀다.”
특히 그는 직접 소품 팀에 공 형사 의상에 대한 디테일을 요구했다. “소품 팀에게 셔츠, 재킷 주머니가 수첩과 볼펜을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준비해 달라고 했다. 공형사가 기댈 수 있는 것은 수첩이다. 총도 아니다.”
평범한 40대 중산층의 가장 공 형사는 자신과 비슷한 점을 갖고 있었다고 얘기했다. “공길용과 자식들은 서로 반말을 하는데 저도 집에서 애들과 반말로 대화한다"며 "사람들은 제가 가족과 같이 있는 시간이 없을 거라 생각하는데 오히려 일반 가장보다 더 많다. 제가 밖에 많이 안 나가니까 가족들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아 심지어 아이들의 등하교 때 동행할 정도"라고 소박하고 다정한 가장으로서의 실생활을 밝혔다.
그는 평소 영화를 통해 구축된 독불장군같은 차가운 이미지와는 전혀 다르게 현장에서 소통을 중시하는 배우다. “대화를 많이 하는 스타일이다. 연극을 하면서부터 만들어진 버릇이다. 저를 모르는 사람은 안하무인으로 갈 것 같다고 선입견을 갖고 있지만 대화를 많이 하는 스타일로 현장에서 디스커션(disscussion)을 많이 한다. 남의 얘기를 잘 안 듣는 스타일은 내가 싫어하는 부류다.”
[박혜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이미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