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절친 악당들’ 임상수 감독 “젊은이들과 화합하고 싶었다” [인터뷰]
- 입력 2015. 06.19. 14:20:09
- [시크뉴스 박혜란 기자] 세상을 비틀어 볼 것만 같던 임상수(53) 감독이 유쾌하고 명랑한 감성으로 젊은이들의 얘기를 다룬다.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임 감독이 영화 ‘나의 절친 악당들’과 관련해 시크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는 25일 개봉되는 ‘나의 절친 악당들’은 의문의 돈 가방을 손에 넣은 지누(류승범)와 나미(고준희)가 위험천만한 상황 앞에서 진짜 악당이 되기로 결심하며 벌어지는 내용을 그린다.
지난 1998년 ‘처녀들의 저녁식사’로 데뷔해 ‘바람난 가족’ ‘하녀’ ‘돈의 맛’으로 독특한 작품세계 속에서 강한 사회적 메시지를 던졌던 임 감독이 새로운 스타일의 영화로 관객들에게 다가왔다. 사회의 세속적인 면을 제대로 비틀었기 때문일까? 그의 작품은 20대들에게는 그리 많은 환영을 받지는 못했다. 그 역시도 그러한 평에 대해 체감하고 있었다.
“여태까지 찍었던 영화들이 제가 뭐 제법 진지하고, 어른스러웠다. 어른들을 위한 영화를 찍어왔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다보니 젊은 친구들이 제 영화를 보고 ‘과하게 진지하다’ ‘지루하다’ 그런 식의 평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이번에도 그의 영화가 20대들에게 여전히 불편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는 이런 생각을 비트는 새로운 스타일의 영화를 만들었다. “젊은이들이 무기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젊은이들이 즐겁게 볼 수 있고 이들한테 힘이 되는 영화를 만들게 됐다.”
임 감독은 류승범(지누 역)과 고준희(나미 역)라는 트렌디하고 스타일리시한 배우들을 앞세워 젊은이들의 얘기를 완성했다. 지누와 나미는 기존의 일반화된 성 역할을 벗어난다. 나미는 와일드한 견인차 운전수다. 지누는 재기발랄한 인턴 사원이며 나미를 서포트하는 역할을 한다. 임 감독의 스타일을 벗어났다고 생각하지만 캐릭터는 역시 일반적이지 않게 한 번 뒤틀렸다. 그러나 “미래가 없는 젊은이는 똑같다”는 임상수 식 메시지만큼은 공통적이다.
그 동안 작품을 통해 차가운 도시 여자의 이미지가 각인 된 고준희가 와일드한 나미를 잘 소화 해낼 수 있을 거라는 의심은 뒤로 해도 좋았다. 임 감독은 고준희에 대해 “고준희가 그렇게 잘할 줄은 몰랐다. 심지어 자랑스럽다”고 칭찬했다.
임 감독은 고준희의 한 뼘 성장한 연기와 더불어 류승범의 연기에 대해서도 뭉클한 감정을 느꼈다고 밝혔다. “류승범이 옆자리에 고준희를 태우고 간다. 그러다 내려서 뛰어가 고준희가 내리는 문을 닫아주고 팔짱기고 걸어가는 대사도 없는 장면이 있다”며 “류승범의 표정이 기분 좋아하는 여자친구에게 자부심을 느끼는 장면과 야쿠부(샘 오취리)와 서로 등을 대고 악당들을 마주하면서 샘에게 잘해보자고 눈으로 연기하는 그런 순간이 있다. 류승범이 아니면 누가 하랴. 뭉클했다.”
독특한 캐릭터 외에 임 감독의 기존의 스타일을 벗어난 것 중 눈 여겨 볼 것은 액션 장면이다. “액션의 강도, 쓰이는 물량 그런 거에는 별 관심을 갖지 말자고 생각했다. 더 세게 더 화려한 액션보다는 귀여운 아이디어로 일관하는 액션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찍었다.”
유쾌한 영화 속 어딘가에는 임 감독이 숨겨놓은 사회를 향한 메시지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임 감독은 다른 무엇보다 몰입도가 좋은 영화를 만드는 데 목적을 뒀다. “가슴 벅찬 느낌을 줄 수 있었다면 그게 제일 좋다”
새로운 장르를 시도하는 데 있어서 그는 두렵다고 머뭇거리기 보다는 준비하고 공부해 해결했으며 앞으로의 새로운 장르에 확신을 갖고 있었다.
“‘이름을 가려놓고 봤으면 임상수 영화인지 어떻게 알겠냐’라는 평을 듣기도 했다. 그건 제가 목표했던 바다. 저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저의 다른 모습 ‘나 아직도 보여줄 게 많이 있다’ 그런 거였다. 귀엽고 명량한 영화를 계속 하고 싶다. 뒤로 돌아 가고 싶지는 않다.”
[박혜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이미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