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패션위크 참가비 2배 인상 ‘불가피’ 혹은 ‘부당’ 거래
입력 2015. 06.29. 15:52:08
[매경닷컴 시크뉴스 임소연 기자] 2016 S/S 서울패션위크가 참가 디자이너에 대한 참가비를 대폭 인상하고 참가 기준을 변경함에 따라 디자이너 단체인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가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반발 입장을 내놨다.

서울패션위크 주최 측인 서울디자인재단은 2014년 3월부터 2015년 3월까지 총 3회의 서울패션위크를 개최하는 동안 서울패션위크 참여 디자이너들에게 1000석 규모 400만 원, 700석 규모 250만 원의 참가비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 19일 서울패션위크 공식 홈페이지 모집 공고문을 통해 2016 S/S부터는 1000석 규모 1000만 원, 700석 규모 700만 원으로 참가비가 기존 대비 2배 이상 인상됐음을 전해졌다. 또한 동대문, 편집숍 입점을 포함해 상품을 실제로 볼 수 있는 자가 매장(사무실 제외) 보유가 참가 기준에 포함됐다.

이에 대해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측은 “공고문 내용은 물론 소통 없는 서울디자인재단의 추진 절차 등에 대해 디자이너들은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모았다”라며 오는 30일 디자이너들의 입장을 표명하는 공청회를 진행하겠다고 전한 상태다.

한편 서울디자인재단 측도 서울패션위크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 입장을 내놓았으며, 관계자는 “시민 축제가 아닌 디자이너 영리 목적의 비즈니스 행사를 언제까지 지원할 수는 없다”라며 “디자이너들도 최소한의 의무를 해야 한다”라는 완강한 입장을 전했다.

서울디자인재단의 공식 입장에 따르면 “서울시 출연금은 줄어든 반면 홍보, 바이어, 시설 등 요구 수준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의 참가비만으로는 서울패션위크를 제대로 운영하기 힘들다는 판단이다”라며, “서울패션위크를 패션 비즈니스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패션위크에 참여하는 디자이너들이 최소한의 의무를 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인상된 참가비는 여전히 글로벌 패션위크 수준(뉴욕 패션위크 링컨센터 참가비 3만5000~6만 달러) 대비 현저히 낮으며, 주최 측의 투자비(대관료, 설비, 프레스 및 바이어 초대 등)에 비해서는 15%에 불과한 수준이다”라고 밝혔다.

즉 서울패션위크를 전 세계 프레스와 바이어 대상의 행사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인상된 참가비를 낼 수 있는 수준의 사업 기반을 갖고 있는 디자이너들만이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바이어들이 단순히 패션쇼를 보고 한 번의 거래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이너의 매장을 방문해 전체적인 사업 규모와 제품 수준을 파악하고 지속적 거래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제대로 된 자가 매장이 참가 기준에 포함됐다”라고 밝혔다. 덧붙여, “바이어들의 쇼룸 방문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라는 것이 서울디자인재단의 설명이다.

물론 앞서 서울패션위크가 이렇다 자리를 잡지 못한 채 방황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방침은 양질의 패션 비즈니스 장을 열기 위해 불가피하다는 것도 업계 관계자들이 이해하는 부분 중 하나이다.

그러나 서울디자인재단 설명 중 “서울패션위크는 어려운 사업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디자인과 사업을 이끌어나가는 대한민국의 패션 디자이너를 위한 행사이다”라는 점, “이에 따라 직접 사업체를 운영하는 디자이너가 아닌, 기업에 소속된 디자이너의 참여를 제한하고자 한다”라는 다소 상충되는 부분도 있어 실력이 있어도 결국 이를 경제적으로 감당하지 못할 오너 디자이너는 배타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의 입장도 있다.

또 가장 큰 문제는 오너 디자이너로 활동 중인 상당수 디자이너가 자가 매장을 갖고 있는 경우가 드물고 동대문 등에 입점 된 매장 조차 매출 적자로 철수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자가 매장 보유가 필수라는 참가 조건 역시 만족시킬 수 있는 오너 디자이너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패션위크가 한국의 우수한 디자인을 알리는 행사라는 전제 하에 700~1000만 원의 거금과 자가 매장이라는 조건까지 감당할 수 있는 오너 디자이너가 몇이나 될지의 문제와 서울패션위크가 단순히 디자이너들의 시즌 행사가 아닌 양질의 패션 비즈니스 장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각 디자이너들의 투자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와 서울디자인재단의 입장이 쉽게 좁혀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임소연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 서울패션위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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